독자시단 삼월이면 이성희 신음동 그린빌A *철 지난 옷 50% 세일* 옷가게 앞을 기웃거리다가 두꺼운 코트를 골라 입는다 사십 해 조금 넘게 세상 빛에 탈색된 탓인지 으스스, 온기보다 한기에 민감하다 아파트 앞 코트 깃 곧추세우고 겨울을 난 목련 어느새 어깨 위 걸친 망토마냥 보송보송한 털옷 내려앉히고 혹 모를 한파에 대비하듯 고개를 갸우뚱 적기를 가늠하고 있다 꽃잎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는 저 소심증은 공단 같은 낯빛 가득 어줍지 않게 흘리는 내 염려를 더 걱정하듯 내려 본다 그래, 늦바람에 꽃잎 몇 떨어진들 뭐 그리 대수일까 초록 잎 불러내 여름 한철 푸르게 어울려 놀면 그만이지 3월엔 늘 애가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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