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영 시집 ‘연어는 돌아와…’
1959년 ‘사상계’를 통해 등단(유치환 시인 추천)한 구성면 출신 이민영 시인은 ‘잃어버린 체온’, ‘나는 거기로 떠나고 싶다’, ‘바람으로 왔다가’에 이은 네 번째 시집 ‘연어는 돌아와 알을 낳고 죽는다’를 발간했다.
어쩌다/고향 가면/나그네 되어//옛길 헛헛이/혼자 거닐다가/삼거리에 떨어놓는/늙은 그림자//내려앉은 가슴자락/밟고 돌아서면/아! 돌고개/기운 하늘//낮달로 떠올라/전설도 사위는데//떠나가자/떠나가자//멀어지면/또/그리울/나의 고향
이민영 시인의 ‘고향이란 외로울 때 찾는 슬픈 주소’라는 부제가 붙은 ‘고향 나그네’ 전문이다.
“200부 한정판으로 찍어 꼭 마음에 있는 분에게만 나누어 드리기로 했다”는 이민영 육필(肉筆) 시집 ‘연어는 돌아와…’는 82편의 시가‘쑥 뜯으러 간 아내’, ‘기약 없는 여로’, ‘인생유전(人生流轉)’ 등 3부로 나눠져 있다.
“뒤돌아보니 골도 깊고 사연도 많다. 오늘까지 살아오는 동안 고마웠던 분들에게 무언가 마음의 선물이라도 남겨야 할 것 같아 이 시집을 내기로 했다. 판에 박은 활자보다는 조금은 초라하지만 나의 체취가 묻은 육필 쪽을 생각한 것은 어쩌면 나의 마지막 정성이라 여겨주면 고맙겠다.”
은광출판사를 통해 발간된 190쪽 분량의 이민영 시집 ‘책머리에’ 일부분이다.
이민영 시인은 그동안 ‘무술이 지닌 건강비결’, ‘동양 비전의 자력건강 장수법’, ‘뜸의 세계’ 등 건강관련 책을 발간한 바 있다.
이오섭 시집
‘자정 앞에’
김천고를 거쳐 경북대 국문과와 연세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김천고 등의 교사와 경성고 교장, 홍익대 사범대 겸임교수 등을 역임한 평화동 출신 이오섭 시인의 첫 시집 ‘자정 앞에’는 퇴색하지 않는 고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 등 삶의 향기가 은은히 풍기는 시로 채워져 있다.
목 쉰 기차가 난함산 허리를 힘겹게 달린다/자욱한 먼지를 날리며/버스도 달린다//삐뚤삐뚤한 신작로/곧고 곧은 직선 철길로//산이 파헤쳐진다/산허리를 엮어 감아 들풀을 뒤덮는다//질기고도 긴 인연/밧줄처럼 부여안고/뽀오얀 먼지를 시꺼먼 연기를/뒤집어쓰는 민초들 터전//배고픔이 덕지덕지 붙은 촌로들의 긴 그림자/고향 가는 길은/언제나 고단하다
이오섭 시인의 ‘고향 가는 길’ 전문이다.
이오섭 시집 ‘자정 앞에’는 69편의 시가 ‘아직도 나를 찾아서’, ‘가족사진’, ‘그때 그 시절’, ‘희망의 봄으로’ 등 4부로 나눠져 있다.
“땅 밑을 흐르는 물소리 들으며 나는 살아 있다고 생각했다. 그쪽으로 늘 발을 뻗고 있었다. 숨죽이며 귀도 열고 있었다. 수많은 삶의 갈피 좀 더 멋있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제는 어쩔 도리 없이 머리에 하얀 연륜이 쌓였다. 부끄럽다.”
푸른사상사를 통해 발간된 126쪽 분량의 이오섭 시집 ‘자서’ 전문이다.
김용직 문학평론가는 ‘서문’을 통해 “정녕 시간의 전관 수역을 거슬러 알알이 구슬로 되살아난 수구초심(首丘初心)의 노래는 아름답다”는 소감을 피력하고 “그런 의미에서 이 시집은 우리와 동시대 문자의 보람이며 자랑이고 우리 모두의 즐거움이며 보람”이라고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