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엔 아이들 손을 잡고 운수암까지 다녀왔습니다. 매번 가는 직지사지만 새순이 돋는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연ent빛 보드라운 새잎은 우리 아이들 두 볼과 같고 맑고 연한 꽃대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아이들 같습니다. 5월의 싱그러운 나뭇잎처럼 아이들은 누구나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5월5일은 어린이날입니다. ‘어린이’란 말은 어린 사람의 높임말인데 이날은 어린이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고 나라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사람으로 존중하자는 뜻으로 1923년 5월1일 방정환 선생님과 색동회 중심으로 제정되었습니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더 새로운 사람입니다. 어린이는 더 높게 대접 하십시오. 어린이를 결코 윽박지르지 마십시오. 어린이의 생활을 항상 즐겁게 해 주십시오 어 린이는 항상 칭찬해주면서 가르치십시오. 어린이의 몸을 자주 주의해 주십시오. 어린이에게 책을 늘 읽히십시오.” 이 글을 읽으면서 한아이의 어머니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나로서는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입니다. 어린이는 미래의 꿈나무입니다. 저 우람한 참나무도 한 알의 도토리였던 것처럼 어린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내일의 주인공 입니다. 아! 그렇습니다. 어린이는 어른의 부속물이 아니라 독립된 고귀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85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 어린이들 모습은 어떠한가요? 마음껏 뛰어놀고 싶지만 공부에 지쳐있거나 놀고 싶어도 놀 친구가 없고 아파트 생활로 인해 놀 수 있는 공간조차 없으며 납치나 유괴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 또한 아이들을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혼 가정이 늘어나고 있음에 따라 아이들은 한 부모 밑에 자라야 하고 맞벌이 가정 속에 살다보니 대화의 시간이 줄어드는 현실입니다.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 중에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 인가요~ 예쁜 옷만 입혀주면 그만 인가요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싸 주세요 사랑해 주세요~” 이제 며칠 있으면 어린이날입니다. 사실상 1년365일이 어린이 세상이어야 합니다. 어린이에게 맛있는 음식과 좋은 옷을 입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말에 귀기울여 주 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주는 뜻있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 칭찬은 마치 물이나 햇빛이나 거름 같아서 콩나물 에 물 주듯 매일같이 필요한 것입니다. 어린이 날을 맞이하며 소파 방정환 선생님의 말씀처럼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말고 쳐다보며 어린이에게 높임말을 쓰시되 부드럽게 합시다. 어린이는 우리의 희망입니다. 배영희 효동어린이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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