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돌며 95번이나 도둑질한 20대 지체장애인(3급.남)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현행범으로 역전지구대에 붙잡혀 왔을 때만 해도 단순한 좀도둑인줄 알았더니 벗기면 벗길수록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양파처럼 범행 사실이 끝없이 드러나 경찰을 아연질색하게 만들었다는 것.
지금까지 밝혀진 범행 수는 모두 95건.
김천에서 한 범행은 모두 22회이며 김천경찰서에서 배정받아 처리하는 건수는 19건인데 3건의 경우 범행사실은 자백 받았으나 피해자의 신고가 없는 상태.
계룡시 출신인 20대 지체장애인은 일정한 주거없이 성내동, 지좌동, 용두동, 남산동, 부곡동, 황금동, 평화동, 모암동 등을 돌아다니며 빈집에서 거주하다가 주변 일대를 털고 자리를 옮기는 식으로 모두 22회의 범행을 저지른 것.
범행 횟수가 많다보니 피해도 다양한데.
현금부터 시작해 휴대폰, 자동차, 자동차번호판, 노트북, 동전, 오토바이, 쌀, 김치, 과자, 싸인펜, 상품권, 미니 TV, 귀걸이, 카세트, 다이어리, 열쇠까지 별의 별것이 다 나온 것.
범행은 주로 절단기를 이용해 자물쇠를 절단하거나 톱으로 끊고 침입했는데.
가끔은 친절하게 열려진 문을 통해 그냥 들어가기도 했다는 것. 또 돌맹이로 창문을 깨고 들어가기도.
범행 사실이 많다보니 붙은 죄목도 다양하게 붙었는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공기호부정사용(자동차번호판 훔쳐서 부착), 부정사용공기호행사(훔친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 운행),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까지 줄줄이 붙어 버린 것.
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지금까지 범행을 통해 훔친 물건을 고스란히 자신의 거주지에 쌓아 놓은 것.
그래서 경찰은 1천37만여원 상당의 피해 물품을 피해자들에게 모두 돌려줄 수 있었다는데.
아무래도 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절도범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 것 같은데.
3급 장애인이라는 점도 그렇고 내부적으로 무슨 사정이 있을 법 하긴 하지만 엄연히 95번의 범행 사실은 현실.
하지만 피해 물품을 모두 돌려주었고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있으니 이번 사건을 맡은 경찰은 사건을 처리하는데 있어 고민도 보통 고민이 아닐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