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5-06-21 09:39:24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원격OLD
뉴스 > 수필

살며생각하며-소풍(조순자.조마면신안리)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06월 12일

살며 생각하며
소풍
조순자
조마면 신안리


 


 “이번 어린이 날 동물원으로 소풍을 갈 건데 준비하세요.”
 복지사의 한마디에 우리 공부방의 외국인 새댁들의 입에서는 한꺼번에 환호성이 터졌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면내에도 외국에서 시집을 오는 새댁들이 하나 둘 생겨나더니 어느새 꽤 많은 숫자로 불어났습니다. 먼 타국 땅에 시집 와서 일단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다보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이웃집 새댁에게 시간 나는 대로 한글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우리 면내 시집온 새댁들 10여명을 모아 복지관의 지원을 받아 우리 집의 빈 방 하나를 치우고 공부방을 시작한지 서너 달이 지났는데 생각지도 않던 소풍까지 간다니 새댁들보다 내가 더 많이 설레서 소풍가기 전날 밤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드디어 소풍이 시작되어 놀이기구도 타고 동물구경도 하고 돌아오는 길에 금강휴게소에서 잡시 쉬었습니다. 그 휴게소는 23년 전 나와 남편이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 대신으로 드라이브를 갔던 곳입니다. 그때 강가에 서서 흘러가는 물소리를 듣는데 신혼여행의 기쁨과 행복감 대신에 앞으로 살아갈 일이 너무 암담하여 참이나 슬프고 가슴이 뻐근하게  아팠습니다.


 그런데 23년이 지난 그날 내가 외국 새댁들의 인솔교사가 되어 그 강가를 다시 찾으니 감회가 새롭기만 하였습니다. 만약 내가 다른 사람들처럼 풍요롭게 결혼식도 멋지게 올리고 신혼여행도 멋진 곳으로 몇 박 며칠씩 다녀오면서 시작했다면 분명히 지금처럼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며 뭔가를 이루려고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새삼 어렵게 살아온 지난 세월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대나무를 심으면 처음 4년 동안은 계속 죽순만 나온다고 합니다. 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정복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처지가 너무 힘들고 앞날이 암담하다고 절망만 하고 계시지는 않는지요? 나무가 자라나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적당한 햇볕과 물이 필요하듯이 행복이 자라기 위해서는 매순간마다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내가 가진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혹시 가진 것에 만족할 수 없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되돌아보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06월 12일
- Copyrights ⓒ김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김천 최초 오징어게임, ‘대신 on: 페스타’, 대박 쳤다..
한국도로공사, 내부통제위원회로 전사적 위험 관리에 나선다..
배낙호 김천시장, “김천의 미래 여는 11대 공약”..
김천시새마을회 대의원 임시총회 개최..
전국 배드민턴 유망주 김천 총출동!..
초록의 꿈, 환경을 읽고 지구를 지키다...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송언석 의원 선출…..
개령서부초등학교, 전교생과 함께하는 감자 캐기 체험활동..
조마면 유산노인봉사단 자원봉사 활동..
경상북도의회 운영위원회 산불피해 지역현지 연찬회 실시..
기획기사
김천시는 6월 환경의 달을 맞아 시민들의 환경 감수성을 높이고,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을 독려하기 위해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 도서.. 
김천시에서는 6월 환경의 달을 맞아 시민들의 환경 감수성을 높이고 생활 속 환경 보호 실천을 독려하기 위해 환경 문화 독서 진흥프로그램.. 
업체 탐방
안경이 시력 교정의 기능을 넘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그 역할이 변화해가는 트랜드에 발맞춰 글로벌 아이웨어(eyewear)시장에 도전.. 
김천시 감문농공단지에 위치한 차량용 케미컬 제품(부동액, 요소수 등)생산 업체인 ㈜유니켐이 이달(8월)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선정패 .. 
김천신문 / 주소 : 경북 김천시 충효길 91 2층 / 발행·편집인 : 이길용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의숙 / Mail : kimcheon@daum.net / Tel : 054)433-4433 / Fax : 054)433-200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67 / 등록일 : 2011.01.20 / 제호 : 김천신문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64,360
오늘 방문자 수 : 16,358
총 방문자 수 : 100,075,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