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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네 탓 내 탓

이우상 수필가·광기교회 장로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06월 26일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 “굿 못하는 무당, 마당나무라고 비오는 날 장독 뚜껑은 서로 덮었다고 한다.” 잘 된 일에는 “제가 했습니다.” 잘 못된 일에는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옛날부터 몸에 밴 우리 사회의 인습이 다.


 


 아들이 대학에 붙으면 내 자식 머리가 좋아서, 나를 닮아서 합격한 것이고 떨어지면 학교에서 공부를 잘 못 가르쳐서 낙방하게 된 것이라고 둘러대기 일쑤다. 자식이 인물이 좋거나 공부를 잘하면 서로 자기를 닮아서 그렇다고 하는 것은 너와 나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계로 온 나라가 촛불 시위로 온통 난리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정치계, 여야가 서로 상대방의 탓이라고 삿대질을 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도 18대 국회는 개원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급기야는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자기에게 돌리고 뼈저리게 반성하면서 앞으로의 난국을 헤쳐 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정중하게 국민 앞에 사과하고 협조를 당부했지만 아직도 촛불 집회는 계속되고 있다.


 


 옛말에 “잘한 일은 부하에게 돌리고 잘못한 일은 내가 책임지라” 는 말이 있다. 말하기는 쉬워도 실천에 옮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 상대방을 불신하는 풍조가 만연해오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궁지에 몰아넣는 네거티브 공세가 펄펄 살아, 춤을 추고 있는 것이 오늘의 모습이다.


 


 모두들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에 있는 티끌은 잘도 들추어낸다. 뭐가 잘 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언젠가 정치하는 사람을 두고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어떤 이는 사람 모습을 한 외계인 같다고 했는데 국민 모두가 이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카멜레온 같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오고 있는 똑똑한 양반들 ! 그래도 세월이 좀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의 언행에서 우리는 대단한 분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조선시대 21년이나 영의정 자리에 올랐던 황희대감께서 과거 시험 보러 서울로 올라가던 중 어느 여관에 투숙하게 되었는데 주인의 구슬을 집어삼킨 거위를 살리기 위하여 자기는 묶인 몸으로 밤을 지새웠던 일화가 생각이 난다.


 


 그렇다 본성이 그 정도였으니 무려 21년이란 엄청난 기간 동안 재상자리에 머물러 있게 되는 영광을 가졌을까? 물론 거위의 짓이 비록 누구의 탓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보통의 경우라면 단번에 구슬을 삼킨 거위 탓으로 돌리지 않았겠는가?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구석구석 썩고 부패해서 아무 곳이나 호미로 건드리기만 하면 넝쿨에 딸려 올라오는 고구마처럼 부패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올라 올 것만 같다.


 


 이 모두가 다 남의 탓이고 자기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소리 지르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알고 보면 정말 똑똑한 사람도 많고 돈 많은 사람도 많고 훌륭한 사람도 많다, 모두가 국회의원, 장관, 대통령을 하고도 남을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어떤 잘못에 대해 책임질만한 사람은 잘 나타나질 않는다.


 


 이런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다 못한 어떤 이가 언젠가 서울의 어느 호텔 창문으로부터 난데없는 돈벼락을 떨어뜨려 무려 한 시간 동안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이 돈을 줍느라 아수라장이 되고 교통이 마비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돈을 뿌린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건설현장에서 노동을 하는 근로자였으니...... 그 일이 있은 후 많은 사람으로부터 “참 잘 했다”는 격려 전화가 홍수처럼 쏟아졌다고 하는데 이 모두가 그 사람과 같은 심정이었을까? 어차피 윗물도 썩고 아랫물도 썩은 세상으로 보았던 막노동 근로자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고도 남는다.


 


‘칭찬 받을 일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하기가 어려우며 비난받을 일은 쉽고, 빨리 할 수 있다’고 한다. 말세를 알리는 신호탄인가? 미얀마에서, 중국에서, 지구 도처에서 엄청난 재앙의 내림을 바라보면서 더 큰 하나님의 진노를 두려워해야 하는데 말이다.


 


 아직도 거시안적 자세로 상대방을 삿대질만 하고 있는 모습들이 안쓰럽기 이를 데 없다. 이렇게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는 이를 상대방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너와 내가 하나가 되어 고통을 이겨내고 난국을 헤쳐 나가는 슬기로운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본다.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0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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