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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김천사랑 수필 공모전 입상작 시상


최도철취재부장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08월 04일










김천시가 시민의 애향심 및 주인의식 고취와 지역경제 살리기에 대한 관심 제고를 위해 주최한「2008 김천사랑 수필 공모전」의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이 지난 8월 1일(금) 시청 강당에서 정례조회와 함께 개최됐다.


이번 공모전 영예의 대상은『내 영혼의 거처, 김천』이라는 제목으로 가족들이 서울에서 김천으로 이사 온 후에 겪은 특별한 생활들에 대한 이야기를 탄탄한 문장력으로 진솔하게 담아낸 어모면의 이진옥씨가 안았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들 모두 ‘김천사랑’이라는 주제에 충실했고, 김천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내용과 정성이 가득한 글에서 시민들의 김천에 대한 자긍심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수상작 10점은 8월 말경, 시립도서관에 전시해 시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 2008 김천사랑 수필공모전 수상자 -


















































수상별


부  문


성  명


제  목


대  상


일 반


이진옥(어모면)


내 영혼의 거처, 김천


최우수


일 반


김보람(부곡동)


문학 숲 김천


우  수


 

일 반

 


배  견(조마면)


사랑은 대(代)를 이어서


김재규(교  동)


KTX열차 안에서 피어난 김천사랑


정춘숙(부곡동)


행복한 울타리


유계남(신음동)


나와 내 아이 그리고 우리 모두의 고향 김천


중고등부


김유진(성내동)


숨쉬는 김천


장  려


 

일 반

 


이종남(신음동)


정이 넘치는 그곳에 또 다른 시작


곽광섭(신음동)


부항예찬


김진희(부곡동)


숨쉬는 도서관



내 영혼의 거처, 김천 


이 진 옥


 


몇 해 전 우리 가족은 서울에서, 이곳 김천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이사가 잦은 4월 시골 행을 택한 첫 번째 이유는 시아버님의 사업을 도와드리기 위해서였다. 서울에서 시골로 이사 간다고 하니까 지인들은 하나같이 축복보다는 걱정을 더 많이 했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 서울로 상경하는데 우리 가족은 지인들의 염려를 뒤로한 채 시댁 어른들이 계신 어모 동네로 이사를 했다. 이사 하던 날 복숭아꽃, 사과 꽃, 배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경치에 취하여 우리 가족은 말문이 닫혀버렸다. 얼마 후, 싱그럽고 달콤한 향기는 점점 진해졌다.




 김천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교육의 도시인데 우리가 살고 있는 어모에는 수돗물이 아닌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해 좀 놀라웠다. 마을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 뿐이고, 생활에 불편함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또 시립도서관에 가려면 두 번 버스를 타야만 했다.




 이사 와서 나를 가장 당황하게 한 일도 있었다. 어느 날이었다. 초인종 소리에 현관문을 열고 보니 아들 녀석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배를 움켜쥐고 있었다. 덜컥 가슴이 내려앉았다.“진욱아, 왜 그래?”“아, 엄마 비켜요.”


 가방을 집어 던진 아들은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달려갔다. 걱정스런 발걸음으로 한참을 서성이고서야 핼쑥한 얼굴의 아들이 나왔다.“엄마, 그냥 서울에서 살지 왜 시골로 왔어요? 냄새나고 더러워서 화장실을 갈 수 없잖아요...”


씩씩거리는 아들 녀석의 눈가에 눈물이 그득했다.“네가 처음 이런 환경을 접해서 그래. 차츰 익숙해지면 괜찮아 질 거야.”애써 아이의 등을 토닥거리며 달래 주었지만 내 심정도 아이와 같았다. 그러게 말이다. 도대체 뭣 하러 시골은 와가지고 이리 생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 가만히 서울에 있었으면 그래도 이보단 훨씬 나았을 것이다. 수입도 그렇고, 아이 학교도 그렇고, 주변에 만나는 사람들도 그렇고, 무엇으로 비교해 보아도 이전만 못했다. 그래도 서울에선 간간히 외식도 즐기고, 영화도 보고, 가족끼리 여행도 가곤 했었다.




“어휴, 저 고집을 누가 말려?”꼬박 한 해를 남편의 뒤통수에 대고 중얼거렸다. 그렇게 고단한 겨울이 가고 다시 봄이 왔다. 세상살이에 숙맥이긴 하지만 그래도 남편이 게으르진 않아 생활형편은 조금씩 나아졌다. 나날이 보험료에 세금에 공과금을 내고 나면 한숨만 쉬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조금씩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백화점에서의 화려한 쇼핑은 아니지만 평화시장을 거닐며 아들 녀석 티셔츠를 고르고, 싱싱한 채소가 늘어선 골목을 휘휘 둘러볼 만큼은 주머니가 두둑해 졌다. 아니다. 어쩜 주머니가 두둑해진 게 아니라 내 맘이 두둑해진 건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턴가 그럴싸한 외식은 옥상에서 숯불 피워 구워 먹는 삼겹살이 그만이고, 여행지로는 은빛 비늘을 번쩍이는 감천이 지척이었다. TV에서 보던 슈퍼스타가 아니라도 어둠이 내리면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무대로 바뀌는 들녘은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하였다. 나의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드는 데 그리 큰 비용이 들지 않았다.




 유행에 민감하고 떠들썩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던 벗들은 사라졌지만 어느덧 주위엔 그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로 가득해져 있었다. 해마다 7월이면 대전댁 아주머니는 상큼한 살구 바구니를 들고 나타나고, 9월이면 갈말할아버지는 배를 박스 채 내려놓으며 퉁명스럽게 내뱉곤 하셨다.




“맛이나 봐.” 집집마다 들고 나오는 포도를 안주 삼아 시원한 맥주 한잔과 보내는 여름 밤은 그야말로 하이라이트다. 벌써 수십 번이나 들은 시어머니 시집살이, 아들이 낳고 싶어 이웃집 속옷까지 훔쳐 입었다는 충청도 아주머니, 젊은 시절 돈이 없어 여름 내내 깻잎만 따 반찬을 했다는 김씨 아주머니, 한잔 들어가면 냅다 욕을 퍼붓는 문사장 아저씨, 험한 소리 꾸역꾸역 참아가며 잘도 장단을 맞추는 하교수님댁. 동네가 쩌렁하도록 깔깔대고 추척추적 함께 눈물을 훔치다 보면 그 길고 무더운 여름은 어느새 훌쩍 지나가 버렸다.




 불만을 조금씩 털어버린 건 아들 녀석도 마찬가지였다. 새침때기처럼 소극적이던 녀석이 어느 날부턴가 친구들을 몰고 집으로 쳐들어오기 시작했고, 우르르 골목을 몰려다니느라 여름이면 숯검정이 되어버리곤 했다. 나날이 웃음기로 환해지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조금은 마음을 놓던 어느 날이었다.


집 앞 텃밭에서 잡초를 뽑고 있을 때였다. 햇볕 따사한 봄날 황금시장에서 몇 포기 모종을 사다 심은 채소들이 제법 씩씩하게 자라주고 있었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 온 아들이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고개를 숙이고 찬찬히 살펴보며 물었다.“엄마, 노랗게 핀 저 꽃은 뭐예요?”“응, 오이꽃이야.”


하얀 밥풀처럼 생긴 저 꽃은요?”“저건 고추”“고추도 꽃이 펴요?”


마냥 신기해하며 쳐다보는 아들 녀석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그럼 고추는 언제 달려요?”“꽃이 지고 나면 고추가 달릴테지.”얼마나 크게 달려요?”“영양분이 충분하면 크고, 영양분이 부족하면 작게 달리지.”


그날 오후, 남편과 아들에게 비닐봉지 하나씩을 쥐어 산으로 향했다. 낙엽더미를 헤치고 향긋한 냄새가 풍길 만큼 곱게 썩은 흙들을 담아 끙끙대며 산을 내려왔다. 그렇게 구슬땀을 흘리며 한줌씩 고추에 거름을 넣어주는 아이를 보며 생각했다.




최도철취재부장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08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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