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유도 60kg급 한판승 금
남자 유도 81kg급 아쉬운 은
지난 9일 베이징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치러진 결승에서 올해 유럽선수권대회 챔피언 루드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를 들어메치기 한판으로 눕히고 금메달을 획득,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것.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작은 거인’ 최민호 선수는 2회전부터 결승까지 다섯 판을 통쾌하게 한판으로 장식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한판승의 달인’이란 칭호를 하나 더 얻었다.
최 선수의 특기는 업어치기. 근력 강화를 위해 바벨을 무릎까지 들어올리는 데드리프트(dead lift)에서 무려 230㎏을 기록, 역도와 레슬링 선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작은 체구에도 폭발적인 파워를 자랑한다.
그러나 최 선수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첫 금메달 후보였으나 경기 도중 다리에 쥐가 나는 불운으로 몽골의 차간바타르 하시바타르에게 누르기 한판에 져 동메달에 그쳐야 했다.
지난 5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내린 최 선수는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발가락이 퉁퉁 부어 붕대를 감고 있어 운동화를 신을 수 없었다. 또 한 번의 동메달 징크스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타고난 승부근성으로 부상을 딛고 ‘한판승의 사나이’로 베이징을 메치는 쾌거를 이뤘다.
모암동에서 태어난 최 선수는 모암초등학교 5학년 때 유도를 시작해 타고난 승부근성으로 석천중학교 3학년 때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어려서부터 이미 금빛 담금질을 시작했다.
결승전은 최 선수만이 아닌 김천시 전체의 경기였다. 준결승부터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기 위해 시청 시장 접견실에 최 선수의 아버지 최수원씨와 어머니 최정분씨, 박보생 시장, 박일정 시의회의장, 체육회 관계자, 일가친척 등 15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 한국 첫 금메달인데다 김천 역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참석자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뿐만 아니라 시내 아파트 곳곳에서도 같은 시간 환호성이 울려 완전 축제분위기였다.
박보생 시장은 “최민호 선수의 금메달은 대한민국의 쾌거이자 김천의 영광”이라고 참석자들과 다시 한 번 큰 박수를 보내고 “작은 도시 김천을 전 세계에 알린 김천역사에 길이 빛날 훌륭한 선수”라고 기쁨을 나눴다.
코오롱 김천공장의 직원 통근버스 기사로 근무하는 최 선수의 아버지 최수원씨는 “민호가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김천시민 모두의 관심 덕분”이라고 시민에 대한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의상실을 하는 어머니 최정분씨는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뒷바라지도 제대로 못해줘서 늘 가슴이 아팠는데 매사에 성실하고 피나는 노력을 한 민호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기쁜 마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오후 10시경 최 선수는 고향집 부모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엄마의 기도 덕분에 금메달을 땄어”하고는 감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최민호 선수의 집에는 마을사람들이 몰려와 밤늦도록 풍물을 울렸으며 이튿날 김천시내 곳곳에는 김천시와 김천시체육회, 김천시유도회를 비롯한 각 단체에서 축하 현수막을 내걸었다. 김천시는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