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5-05-05 03:56:3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원격OLD
뉴스 > 종합

"우리는 그늘을 앓고 먹는 한 몸의 그늘"

문태준 네 번째 시집 '그늘의 발달'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09월 11일

“우리는 그늘을 앓고 먹는 한 몸의 그늘”
문태준 네 번째 시집 ‘그늘의 발달’


 


 문태준(38세) 시인의 시집 ‘그늘의 발달’이 문학과지성 시인선 350으로 발간됐다.


 봉산면 태화리 출신으로 김천고를 거쳐 고려대 국문과와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문태준 시인이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에 이은 네 번째 시집 ‘그늘의 발달’에는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손수레인 나를’, ‘목욕 신발’, ‘사랑의 외곽’ 등 71편의 시가 4부로 나눠져 있다.


 아버지여, 감나무를 베지 마오/감나무가 너무 웃자라/감나무 그늘이 지붕을 덮는다고/감나무를 베는 아버지여/그늘이 지붕이 되면 어떤가요/눈물을 감출 수는 없어요/우리 집 지붕에는 폐렴 같은 구름/우리 집 식탁에는 매끼 묵은 밥/우리는 그늘을 앓고 먹는/한 몸의 그늘/그늘의 발달/아버지여, 감나무를 베지 마오/눈물은 웃음을 젖게 하고/그늘은 또 펼쳐 보이고/나는 엎드린 그늘이 되어/밤을 다 감고/나의 슬픈 시간을 기록해요/나의 일기에는 잠시 꿔온 빛
표제시 ‘그늘의 발달’ 전문이다.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당선으로 문단에 나와 그동안 동서문학상, 노작문학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한 문태준 시인의 ‘그늘의 발달’에는 평화롭고 정감이 가득한 세계가 있다. 그 세계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이지만 시인의 조명이 없었다면 잃어버렸을 세계이다.


 


 삶의 감각, 사물의 감각, 언어의 감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빚어내는 이 세계는 사소하고 숨어 있는 섬세한 감각이 얼마나 우리 삶의 깊은 곳을 관통하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소용돌이치는 세상살이의 급류 속에서 이 감각들은 조용히 가라앉아 따뜻하게 위무하는 보드라운 언어들을 솟아나게 한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불교방송 PD로 재직하고 있는 문태준 시인은 ‘시인의 말’을 이렇게 썼다.


 “한 짐 가득 지게를 진 아버지가 굴을 빠져 나와서 혹은 길가 비석 앞에서 지게를 진 채 한쪽 무릎을 세워 앉아 잠시 잠깐 숨을 고르시던 게 생각난다. 시집을 내자고 여기 숨을 고르며 앉아 있는 나여, 나는 얼마나 고되게 왔는가. 아버지께 이 시집을 바친다.”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09월 11일
- Copyrights ⓒ김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김천시, 2025년 주요 현안 정책간담회 개최..
황산폭포, 30억 야간 경관조명 사업 취소 결정..
송설 총동창회, 경북 산불 피해 복구 성금 전달!..
박성만 경북도의장, `억대 뇌물 혐의` 구속..
김천시, ‘제63회 경북도민체육대회’ 경기장 현장점검 실시..
경북도, 영호남과 초광역 연대로 대한민국 대전환 선도..
“5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새마을운동 제창 55주년, 제15회 새마을의 날 기념식..
청렴을 나누고, 신뢰를 쌓다!..
김천시의회, 현장 행정 나서..
기획기사
김천시는 매년 차별화된 주거복지 정책을 선보이며,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2025년에도 저출생 문제 해소와 시.. 
2024년 여름, 김천시는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봉산면에는 시간당 8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 
업체 탐방
안경이 시력 교정의 기능을 넘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그 역할이 변화해가는 트랜드에 발맞춰 글로벌 아이웨어(eyewear)시장에 도전.. 
김천시 감문농공단지에 위치한 차량용 케미컬 제품(부동액, 요소수 등)생산 업체인 ㈜유니켐이 이달(8월)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선정패 .. 
김천신문 / 주소 : 경북 김천시 충효길 91 2층 / 발행·편집인 : 이길용 / 편집국장 : 김희섭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의숙 / Mail : kimcheon@daum.net / Tel : 054)433-4433 / Fax : 054)433-200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67 / 등록일 : 2011.01.20 / 제호 : I김천신문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31,337
오늘 방문자 수 : 5,222
총 방문자 수 : 97,929,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