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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들의 추석나기

가족이 모두 모여 웃고 놀아요
정효정기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09월 11일

가족이 모두 모여 웃고 놀아요












왼쪽 부터 마리나씨와 아들, 이성희씨와 딸, 나디라씨와 두 아들, 양무연씨와


 


 


추석을 표현하는 말 중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다. 추석만큼 풍성한 명절이 없다는 뜻이다. 오곡백과가 풍성하고 웃음이 넘치는 우리네 추석을 맞는 이주여성들은 어떨까? 본지는 추석을 맞아 이주여성들의 추석나기를 살펴보았다.
편집자주


“가족과 함께해서 즐거워요”
(이성희 (응원티푹)21세. 베트남)


 김천으로 시집 온지 2년도 안된 새내기 주부 이성희씨는 명절을 포함해 1년에 6번 제사를 지낸다. 하지만 추석 차례는 제사와 또 다르다. 베트남에도 중투라고 하는 명절이 있지만 추석과는 많이 다르단다.
베트남에서는 가족이 모여 평소보다 조금 더 격식을 갖춘 식사를 하는 것이 전부다. 한국의 추석은 가족과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음식을 하고 밤을 지세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단다. 가족 친지와 보내는 즐거운 시간 때문에 추석은 이성희씨가 1년 중 기다리는 날 중의 하나가 됐다.
사랑하는 남편이 오랜만에 느긋한 모습으로 가족들과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일 모두 이성희씨에게는 기쁨이다.
아직은 시어머님의 도움 없이는 음식을 마련할 엄두도 못낸다. 하지만 항상 잘한다고 칭찬해 주신단다. 추석이면 어머님의 칭찬은 더 늘어나 좋단다.
“이번 추석에는 친지 어르신들의 칭찬을 더 많이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한국말을 정말 열심히 공부했거든요. 더 빨리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익혀 회사에 다니고 싶어요. 사랑하는 시어머니에게는 지병이 있어요. 우리시어머님에게 최고의 치료를 해드릴 생각이에요”


 


“고향 가족들이 보고싶어요”


(나디라. 30세. 우즈베키스탄)


  나디라씨는 다른 한국의 며느리들과 마찬가지로 추석 전 날이면 시어머님, 친척들과 함께 추석 음식을 준비한다. 음식 준비가 끝나면 다 같이 모여 윷놀이를 하며 시끌벅적한 시간을 보낸단다. 음식을 준비하느라 고생한 시어머님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보면 고향의 가족들이 더 보고 싶어진다. 밤이면 더 생각이 난다. 화기애애한 명절분위기가 고향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자아내기 때문이란다.  
“추석이 되면 남편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다들 너무 잘해 주셔서 그런지 고향이 그리워져요.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가족도 보고 싶고 나브루즈(우즈베키스탄의 봄에 열리는 추석과 같은 명절)때 만들어 먹는 수말략(밀가루로 죽처럼 만드는 음식)도 먹고 싶어져요.”
나디라씨의 마음을 잘 아는 가족들은 그녀의 마음을 세심히 배려해 준다. 나디라씨의 고향에 대한 화제로 이야기를 꽃을 피우며 그녀가 고향생각에 젖을 수 있도록 해준다. 나디라씨는 사랑과 정이 넘치는 한국의 추석이 좋다.


 


 


“비싸지는 물건 값에 놀라요”
(마리나 . 32세. 카자흐스탄)


  마리나씨에게 추석은 친숙하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시집오기 전부터 카자흐스탄의 고향집 주위에는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었다. 덕분에 한국인들과 접촉이 많았고 추석도 알고 있었다.
 결혼 전에도 추석은 특별한 날이었다. 음식을 나눠먹고 한국인들이 가족들과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았다.
 결혼 후 한국인들의 추석은 이제 마리나씨의 추석이 됐다.
 모두가 즐거워하는 추석이지만 이해되지 않는 점도 있다. 추석이 다가오면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간다.
 카자흐스탄은 다르다. 추석때 쯤이면 과일과 음식재료들이 풍성해 일년중 가격이 가장 싸다. 한국과 정반대다.
 한국에 시집와서 남편과 시부모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마리나씨는 추석에도 물건값이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단다.
 “추석은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명절이에요. 이제 한국인이 된 저에게도 가장 아름다운 명절이 됐어요”
 추석이 오는 것을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마리나씨다.


 


 


“옛날 경상도 남자들은 더 했어”
(양무연. 32세 . 중국)


 양무연씨는 추석 때마다 음식을 준비하며 남편에게 “좀 도와줘! 여자는 음식하고 남자들은 놀고”라며 한마디를 한다. 그 말에 집안은 한바탕 웃음소리 바다가 된다.
 “옛날 경상도 남자들은 더했어”라면서도 이것저것 돕는 남편이 사랑스럽다. 도와달라고 불러야 도와주는 남편이다. 남편의 말처럼 경상도 남자라서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양무연씨도 같이 웃는다.
 그러나 가끔 남편이 귀찮아 할때도 있다. 그때는 시어머니가 양무연씨의 편이다. 요즘에는 남자들도 설거지며 집안 살림을 도와야 된다며 남편을 나무란다. 음식준비를 거들기 싫으면 아이들이라도 보고 있으라고 한다. 시어머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양무연씨에게 힘이 된다.
“항상 아들이 아닌 제 편이 되어주시는 시어머님이 건강하게 오래 동안 제 곁에서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결혼 6년차지만 너무 다른 추석 음식 만들기가 아직은 자신 없어요”
 하지만 열심히 하는 양무연씨의 모습에 남편과 시어머니의 입가에는 언제나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양무연씨에게 추석은 행복한 웃음을 만들어주는 뜻깊은 날이다.   

정효정기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0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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