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주역인 패니 매와 프레디 맥에 대한 구제금융,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 메릴린치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인수 등 마치 1997년 한국의 IMF정국과 같은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6일(현지시각) 유동성 위기에 처한 미국 최대 보험회사인 AIG에 대한 850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단행하기로 해 AIG의 파산을 일단 막고 나섰다.
이로써 미국은 이달 들어 납세자들의 세금을 사기업에 두 번째 구제 금융을 단행하게 됐다.
FRB는 성명서에서 뉴욕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AIG에 850억 달러를 지원하도록 승인하도록 했다고 밝히고, 구제 금융을 통해 미국 정부는 AIG 지분의 79.9%를 인수하게 된다.
미국정부는 지난 9월 7일 모기지 양대 업체인 패니 매와 프레디 맥에 대한 구제 금융을 단행한 바 있으며, 이번 AIG 구제 금융을 포함 무려 1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 금융을 단행하는 초유의 조치를 취해 국민들의 세금으로 개인 기업을 구제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FRB는 AIG와 그 자회사들이 자산을 담보로 구제 금융이 제공되므로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FRB는 AIG가 변제할 수 있는 기간을 앞으로 2년간 크레딧 라인(credit line)을 제공하며, 이에 따른 금리는 3개월 만기 리보(LIBOR)금리에 8.5%를 더한 수준으로 미국 현지시각 16일 기준으로 연리 11.31%의 금리가 적용되게 됐다.
나아가 AIG는 경제 전반에 가능한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특정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FRB로부터 받은 자금을 상환해야 한다. 이번 구제 금융 단행으로 미국 정부는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배당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으며, AIG의 이사진은 종전대로 유지되지만 경영진은 교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프라토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구제 금융 단행은 자금시장의 안정화를 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이번 구제 금융 단행은 1조1천 억 달러의 자산과 전 세계 130개국 7천4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AIG가 파산을 신청할 경우 세계 금융시장에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이 고려 된 것으로 보인다.
AIG는 미국 내 최대 보험사인 서브프라임모기지의 부실 충격으로 지난 9개월간 18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았으며 올 들어 지금까지 AIG 주가는 91%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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