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구두 아가씨’ ‘첫사랑 마도로스’ 등 열창
매혹의 저음으로 심금을 울렸던 가수 남일해의 열창무대가 마련된다. 21일 오후 2시와 5시 두 차례에 걸쳐 김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남일해 향수 콘서트에서는 그동안 취입한 300여곡 중 자신의 히트곡인 ‘빨간구두 아가씨’를 비롯해서 ‘이정표’, ‘첫사랑 마도로스’, ‘맨발로 뛰어라’, ‘이국땅’, ‘그대만의 블루스’ 등을 열창한다.
김천이 낳은 유명 작곡가 나화랑에게 스카웃 돼 1959년 킹스타레코드에서 ‘비내리는 부두’를 낸 것이 대히트를 하면서 탄생한 가수 남일해. 데뷔 50주년을 맞아 갖는 이번 콘서트 사회는 방송인 이상벽이 맡는다.
가수 김상진, 배일호, 나경희가 출연해 아이넷TV악단 연주로 ·자신의 히트곡과 함께 남일해 히트곡을 열창하고 소프라노 김자은이 출연해 ‘축배의 노래’를 열창하게 될 콘서트 준비를 위해 매니저와 함께 김천에 온 그는 “남일해의 오늘이 있게 된 것은 김천출신 나화랑 선생님 덕분”이라고 밝히고 “나화랑 선생님이 잠든 이곳 김천에서 선생님이 작곡한 가요를 열창하게 된 것은 특히 의미가 깊다”며 “선생님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시민들이 감동하는 무대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용하고 잔잔한 분위기에 감정이 흠뻑 젖어드는 ‘비내리는 부두’로 가요계에 데뷔하자마자 ‘남일해 선풍’이 일어나기 시작해 ‘첫사랑 마도로스’, ‘찾아온 산장’, ‘그대만의 블루스’ 등 발표하는 대로 히트를 쳐 ‘히트곡 제조기’란 별명을 얻었다. 특히 ‘이정표’는 가요계의 한 획을 그으며 단번에 정상에 올려놓았다.
‘빨간구두 아가씨’는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와 쌍벽을 이루며 가요계를 석권, 그를 부동의 정상으로 올려놓았다. 당시 일본의 노래가 국내에 반입이 금지된 상태지만 비공식적으로 흘러들어온 레코드를 통해 저음가수로 군림하고 있던 일본의 후랑크 나가이의 ‘유락정에서 만납시다’등이 전파되면서 국내팬들은 저음 가수의 매력에 끌려 있을 때였다.
가수 남일해의 낮게 깔리면서도 굵고 부드러운 저음의 매력은 가요 80년사를 통해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 가요계 관계자의 평. 지금이야 연예인들이 지방에 갈 때 비행기를 타는 것이 당연하지만 60·70년대에는 유일했을 정도로 남일해의 인기는 연예계를 석권했다.
남일해 의 인기가 치솟자 영화계에서도 유혹이 왔다. 영화‘모녀기타’에 주연으로 픽업됐고 ‘남성금지구역’에서는 공동주연으로 출연했다. 그의 ‘이정표’가 맹위를 떨치던 시기였던 64년에는 직접 영화 제작을 시작, 영화 ‘이정표’에 출연하면서 제작비를 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 때 자신의 노래인생 중 가장 감격적인 순간을 맞는다. 1982년 브라질 상파울로 교민 위문공연 중 한 할아버지가 무대에 올라와 그의 손을 잡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남일해 가수의 노래를 들으니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이제는 죽어도 한이 없다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노래하기를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노래에 대한 자신을 갖고 그해 말 귀국해 1984년부터 1987년까지 4년간 연예인협회 가수분과위원장을 맡는 등 제2의 노래인생을 시작했다.
‘청계천의 밤’(1987), ‘귀향’(1991), ‘안부’(1998), ‘반갑다 친구야’(2007) 등을 발표했다. 특히 IMF사태를 자신의 처지처럼 이해하고 발표한 ‘안부’는 크게 히트를 쳤다.
콘서트를 앞두고 봉계 나화랑 생가를 방문하고 묘소를 참배한 매혹의 저음가수 남일해. “건강이 허락하는 한 팬들을 위해 열심히 노래를 부를 것”이라고 한 우물 의지를 밝힌 남일해 콘서트는 전석 4만원이며 농협 김천시지부, 농협 부곡지소, 농협 하나로마트, 이마트, 황금약국 등에서 예매(011-377-8431)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