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영 첫 시집 ‘푸른 그늘’ ‘조룡리 은행나무’ 등 58편 수록 김천출신으로 현재 대구에 거주하며 완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문수영 시인이 시집을 발간했다. 구성면에서 출생해 동덕여대 국문과, 고려대 인문정보대학원 문화예술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시 추천에 이어 2005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시조부문 당선으로 문단에 나온 문수영 시인이 첫 시집 ‘푸른 그늘’(책만드는집)을 발간한 것. 시집은 ‘먼 길’, ‘봄을 보다’, ‘못 지운 물소리’, ‘구름사내’ 등 58편의 시와 시조가 4부로 나눠져 있다.
젖은 시간 털고 있는/한 사내를 만났다/빗물이 남기고 간 얼룩 하나씩 지우며/다시금 햇볕의 구애를/온몸으로 받아들이는//구름은 흘러와서/어디로 자꾸 흘러가나/바람이 집을 지은 구멍 난 몸을 안고/사내는 아무렇지 않게/덤덤하게 서 있다//가끔씩 쓸쓸함이/깊은 그늘로 일렁인다/그래도 괜찮다며 그리움 펼치고 앉아/물소리 멀리 흘려보내는/오백 년 된 저 남자
천연기념물 제300호로 지정된 대덕면 조룡리 섬계서원 은행나무를 소재로 쓴 ‘조룡리 은행나무’ 전문이다.
문학평론가로 고려대에 재직하고 있는 이혜원 교수는 ‘길과 꽃의 시학’이라는 제목의 해설을 통해 “문수영의 시조들은 전통의 창조된 변용을 위한 현대시조의 모색을 잘 보여주고 있고 옛시조와 달리 현대시조에서는 도덕이나 이념 등의 공식적인 관념을 그리기보다 일상적이고 개별적인 서정을 드러내며 그리하여 개별적 자아의 통일성이 두드러진 전형적인 서정시의 양상을 보인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내면의 정서를 섬세하게 표출하는 서정성을 띠는 그의 시조는 기저 율격을 지키되 심층적 리듬에서는 개성과 변형을 도모하며 각각의 시조가 의미와 호응하는 형식의 변용을 보임으로써 현대시와 흡사한 양상”이라고 풀이했다.
문수영 시인은 ‘시인의 말’을 이렇게 썼다.
“삼켰다 뱉어버린 세월만큼이나 생각은 자주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가끔씩 딱딱하던 내 몸이 유연해지면서 새순이 돋아나기도 했다. 맡겨진 운명과 새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이에서 몸과 마음은 늘 그렇게 충돌했다. 그리고 시간은 쏜살같이 날아갔다. 나는 오늘 내 몸에 난 상처를 다시 촘촘하게 꿰맨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아 발간한 무수영 시집 ‘큰 그늘’ 책값은 8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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