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두 번째 IMF 김성현 인지능력개발연구소장 산은 푸르듯 불타듯 속살을 드러내고도 의연하다. 9시 뉴스를 하는 아나운서의 낭랑한 목소리에 가슴이 조인다. 탐욕과 과욕이 빚은 IMF가 아비만의 삶이길 바랐는데 책으로 배운 아비의 현실을 10년 만에 자식이 멋모르고 실습을 한다. 산은 의연한데 사람들은 쌓고 또 쌓고 채우고 또 채워 높아가는 바벨탑. 산은 10은커녕 그 반도 원하지 않는다. 하나, 봄 둘, 여름 셋, 가을이면 족하다. 넷, 겨울은 그냥 기다림이다. 꽃은 백일도 자랑하지 않는다. 씨를 만들고 떠나간다. 아름다움, 향기, 꿀을 주고 하늘과 땅으로 수천 년을 제 모습으로 살아왔다. 뉴스에도 숫자와 그래프로 그린 산이 보인다. 탐욕과 향락이 정복한 정상 상종가의 붉은 색 조명은 발밑만 밝히고 냉기가 흐르는 파란색 골에는 탄식 소리가 뼈의 울림으로 들려온다. 도덕이 최고인줄 알고 쌓고 또 쌓았다. 탐욕과 죄가 승화된 도덕 첫 번째 IMF 그 후 10년 첨단 금융제도, 파생금융 상품, 선물 거래, 자본주의의 멍든 꽃. 산은 의연한데 탐욕은 디지털로 산을 그린다. 양심이 승화된 선(善) 선(線)을 이을 손이 외롭다. 트로이 목마는 어느 적진 앞에 진을 치는가. *인간은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최근 밝혀졌다. 경제적 손실을 입지 않기 위해 행동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미국 투자은행의 몰락은 완벽한 부의 시스템으로 인정받아온 미국형 자유방임적 금융주의의 결함을 드러냈다. 금융위기는 유한한 인간의 무한한 탐욕 때문에 스스로 잉태된다. ‘고위험-고수익’을 최대한 떠안으면서 위험을 전가하고 우회하려는 속셈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공학의 천재들은 첨단기법으로 위험을 분산시켜 ‘위험 제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것은 착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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