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단 열두 줄 시인 김민아 (가수·남산동) 아무래도 황진이 다녀 간 것이 틀림없다 밤새 가야금 퉁기며 은밀히 나눈 꽃말들 백지에 옮겨 놓은 꽃에서 향기가 나고 나무에서도 바람이 인다 쇠약해진 호박넝쿨에 시 한편 써놓으면 호박꽃이 서정적으로 다시 피어 서리 오기 전까지 열두 개의 호박 열릴까 호박꽃에서 시의 향기가 난다 코끝에 꽃술 묻었나 닦아본다 시인의 가슴에는 가야금이 있다 퉁기면 소리가 살아서 걸어 나오는 김천의 한 시인은 열두 줄 시를 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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