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다문화가족 3세대 제주도여행
희망UP! 사랑UP!
- 출발! 제주도로
31일 오전 9시 50분 시청에서 대구공항으로 향하는 10가정의 얼굴에는 설레임과 기대가 가득했다.
각자 사는 환경도 다르고 생김새도 성격도 다르지만 할머니와 부부 그리고 자녀들까지 3세대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은 처음이다.
대구공항에 도착한 다문화가족들은 아직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시청 직원과 이번 행사를 주관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직원의 지시에 따라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불편한 몸을 지탱할 휠체어 이동으로 공항 직원과 자식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할아버지도 비행기를 처음 타 보신다는 손정선 할머니 역시 떨리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지 몹시 긴장하는 모습이 영력했다.
여행이 결정되자 심장이 약해 비행기타는 것이 제일 걱정이었다는 주현이할머니도 긴장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아들과 며느리의 손을 잡고 있는 사이 비행기가 이륙했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긴장하고 있던 할머니들도 어머니를 걱정하던 아들과 며느리도 비행기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 위 풍경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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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을 보느라 사진 찍는 것도 모르시는 할머니들. 왼쪽 일행 중 한 남자 분은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
- 첫날 관광 돌고래쇼부터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관광이 시작됐다. 물개들의 재롱과 원숭이, 돌고래쇼에 하이라이트인 돌고래 친구들이 나오자 박수 치랴 사진을 찍으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즐거운 돌고래쇼 관광에 이어 찾은 곳은 테디베어 박물관과 푸시케(나비) 월드.
어른이며 아이들이며 동화속 나라처럼 꾸며져 있는 전시물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첫날 관광지인 테디베어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향했다. 가이드는 ‘이곳 관광을 하고 나면 아이들이 곰 인형을 사달라는 통에 시끄러운데 이 팀은 그렇지 않아 다행이라’며 우스게 소리를 한다.
그 말에 아직 한국말이 서툰 한 이주여성이 ‘아직 애들이 너무 어려서 다행인 것’이라며 말을 받아치는 통에 일행들은 한바탕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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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고래 쇼를 감상하는 이주여성과 자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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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지움 안에 있는 소원 박스에 소원을 적어 넣고 있다. |
- 걱정반 기대반
아침 6시도 안돼 숙소인 펜션 앞에 하나둘 모인 할머니들은 양파를 부랴부랴 심고 왔다거나 소를 옆집에 부탁하고 와서 걱정이라는 등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고 했다. 여행 시작 전부터 하던 걱정들을 하루가 지났지만 여전히 하고 있는 것이다.
농사일 때문에 따라오지 않으려고 했는데 내가 안가면 자식들도 못 간다고 해서 마지못해 따라왔다고 말하는 할머님도 휠체어를 끌며 다니기 힘들 자식을 위해 오지 않겠다고 말하던 할아버님도 걱정이 끓이지 않았지만 다음 행선지를 물어보는 등 이날 관광에 대한 부푼 마음을 감추기가 쉽지 않은 모양 이다.
- 김천에도 이런 관광지를
소인국 테마공원과 여미지 식물원, 약천사, 천지연 폭포가 둘째날 관광을 하게 될 코스다. 천연적 관광자원인 천지연 폭포를 제외한 나머지를 구경하며 김천에도 이런 관광 상품을 개발하면 좋겠다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특히 소인국 테마공원에서는 각 나라의 특색 있는 건물을 미니어쳐로 제작해 두었고 동화속의 인물들을 재연하는 등 지역과는 상관없는 관광 상품이고 또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에 안성맞춤이라며 더욱 흥분했다.
마지막 날 찾은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옛 모습을 테마별로 재현해 놓은 박물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시에서 이렇게 자신들에게 가족여행의 기회를 준 것이 고맙다며 알차게 구경하고 가족 간에 즐거운 추억을 만들겠다’고 여행을 시작하며 말했던 포부에서 김천시의 발전방안을 논의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번 여행은 이들에게 시와 다문화센터의 존재를 다시한번 확인하고 자신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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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장법사말을 잡고 기념촬영중인 참가 가족 부부 |
-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둘째 날 관광을 모두 마치고 숙소에 온 일행들은 한자리에 모였다. 내일 하루 관광 일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여행에 대한 소감과 만족도를 이야기하기 위해 다문화지원센터 관계자가 마련한 자리였다.
첫날 떠날 때와는 달리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은 화기애애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한사람 씩 자신의 생각을 털어 놓았다.
의견과 느낀 것들에서 약간씩 차이는 있었지만 모두들 이번 여행에 만족해했다. 특히 3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여행이었다는 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남편들은 부부끼리는 언제든지 마음만 있으면 갈 수 있지만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입을 모았다.
또 앞으로 더 많은 다문화 가정에 이런 기회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런 좋은 기회를 통해 아내를 더 이해하고 더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는 등 이런저런 소감들을 피력했다. 할머니들은 그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다음날 모든 일정을 마치고 처음 출발했던 장소인 시청 앞에 모인 10가정의 가족들은 서로 악수를 하고 포옹을 하며 거듭 감사하다는 말을 주고받으며 이별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