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가게 이미숙 주부·구성면 작내리 틀에 갇혀 초주검된 생선 비린내 나는 천막 바다 빛깔로 위장하고 머리 큰 문어 문지기로 세워봤자 뭇 객들이 드나들어도 지킬 힘이 없다 은빛 갑옷에 포승줄로 꽁꽁 묶인 조기 오장육부를 드러낸 고등어 목 언제 달아날지 모르는 갈치 거침없이 휘두르는 칼솜씨에 입 앙다문 가리비 겁에 질려 있다 온종일 파리만 날려도 어둠살은 찾아들고 생선가게 주인 목청을 가다듬는다 입도 몸도 모처럼 바빠졌다 덤으로 주는 꼬막도 잇몸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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