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단
내복최종희(주부·부곡동)
아버지 돌아가시고도 혼자된 며느리 앞에 눈물 없던 어머니기름 아낀다고 보일러 켜지 않더니가슴이 얼었나보다음력 팔월 접어들 때면 무릎으로 찬바람 숭숭 들어와등짝까지 시리고 한기 돌아화투패 못 둔다고살처럼 붙어있던 신신파스 떼버리고아버지 입던 내복에 몸 맡겼다오래 전 사다놓은 사이즈 95꽃분홍색 보온메리 입어라고 해도상자 속에 그대로 남겨두었다
이 나이에 무슨 내복 흰소리하던 내가덧칠하듯 꺼내 입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