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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은 지금

“김장 솜씨 한국사람 못지않아요”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12월 04일

 









▲ 우리가 담근 김장 김치 어때요?


 김장은 우리의 어머니들로부터 시작해 며느리들에게 대대로 전승돼 온 가장 한국적인 먹거리 중 하나며 김장담기는 겨울 초입에 하는 가장 큰 일이다.한국의 며느리는 김장과 함께 가풍을 익혀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일 오전 10시경 대곡동사무소로부터 약 50미터 떨어진 정안개발에서는 별난 며느리들의 특별한 김장판이 벌어졌다.



 


 특별한 며느리들은 멀리 중국, 내몽고, 필리핀에서 사랑을 찾아온 이주여성 3인방. 3명의 이주여성들은 정안개발 정향택 사장이 준비한 배추 500포기와 양념으로 김장을 담았다. 김장을 잘못할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이들 뒤에는 김장담기로 10년 이상씩을 보내온 대곡동 적십자봉사회 언니들 20여명이 버티고 있다.


 


 대곡동사무소에서도 정안개발에서 배추와 양념을 제공하고 대곡동 적십자봉사회에서 김장을 담아 대곡동 관내 50여가구에 전달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각 통장들과 협조해 대곡동 사무소에서 직접 각 가정으로 배달해 주기로 했다.



 


 멍석은 깔렸으니 이제 신명나게 솜씨를 발휘하는 일만 남았다.



 


 따뜻한 필리핀에서 살다가 지난해 김천으로 시집을 왔다는 트란 흐피호아씨(31세.사진 왼쪽)는 벌써 한국 이름도 생겼다. 김빛나가 새로 얻은 이름이다.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국말을 곧잘 했다. 마음씨 좋은 언니들과 수다를 떨어가며 김장을 담는 트란씨의 솜씨는 제법이다. 지난해 겨울과 올 겨울 집에서 시어머니와 김장을 담아봤고 오늘까지 합치면 세 번째란다. 그런대도 김장에 양념이 골고루 들어간 것이 손이 야무지다.



 


 아직은 김천의 겨울이 트란씨에게는 너무 추워 옷을 겹겹이 껴입고 다니지만 입맛은 벌써 한국사람이다. 김장 김치가 맛있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맵지만 그래도 좋단다. 너무 많은 김장을 담다보면 허리가 아프다고 엄살을 떠는 것을 보면 역시 아직은 결혼 1년차의 새댁은 새댁인가 보다.



 


 중국 길림성 장춘 출신인 양무연(32세.사진 오른쪽)씨는 조선족 출신일 뿐만 아니라 결혼 6년차다. 어디가서도 김천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양무연씨다.


 


 양무연씨는 조선족답게 중국에서도 김장을 담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한다. 하지만 직접 김장을 담아본 것은 한국에 시집와서란다. 시어머니로부터 김장을 배웠다는데 이날 보니 제대로 김장 배웠다.


 


 배추를 잡고 양념을 속속들이 넣은 것이 역시 6년차의 손놀림은 달랐다. 6살된 아들에게 맛있는 김치를 먹이고 싶어 더 노력했는지도 모른다. 양무연씨는 어제 양념을 준비하는 것부터 오늘 김장을 담는 것까지 모두 적십자봉사회와 함께 했다. 그래도 힘들기보다는 보람이 있고 재미있단다. 도움을 받던 이주여성에서 완전한 김천사람이 되어 어려운 김천 사람을 돕고 싶단다.



 


 결혼 5년차의 권향란(32세.사진 가운데)씨는 내몽고에서 김천으로 시집왔다. 결혼 5년차이기 때문인지 조선족과 왕래가 있어서인지 권향란씨의 한국어는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권향란씨를 처음보는 김천사람은 권향란씨가 김천사람이라고 하면 그대로 믿을 정도다.



 


 권향란씨는 시어머니와 시댁에서 150포기의 김장을 담는다. 150포기면 상당히 많은 양이다. 김장을 담는 날에는 시누이들까지 찾아와 함께 김장을 담는다. 한국의 김장맛에 녹아 있는 정을 제대로 느끼며 살고 있는 사람이다.


 


 20여명의 적십자봉사회들과 언니, 동생하면서 수다를 떠는 모습이 영락없는 김천 사람이다. 김장을 통해 이주여성들은 다시 한번 김천의 정과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김장을 담은 후에는 준비된 돼지고기 수육과 갓 담근 김장으로 점심을 함께 먹었다. 늘 도움을 받기만 하던 이주여성들이 어느새 김천사람이 되어 김천사람과 어울리며 이웃의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힘든 것도 마다하지 않게 됐다.



 


 게다가 남편들도 아내편이다. 봉사활동을 한다니까 기꺼이 나가라고 했단다. 김장을 다 담고나니 멀리서 김천을 찾아온 김천 며느리라고 특별대우를 받았다.


 


 이날 담은 김장을 한통씩 받아서 집으로 가져갔다. 그 속에는 적십자봉사회 언니들의 정과 배추와 양념을 제공한 정안개발 정향택 사장의 정, 대곡동사무소의 봉사정신이 함께 녹아 있을 것이 틀림없다. 이제 이주여성은 더 이상 낯선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내 이웃이다.


 


 









▲ 500포기의 김장을 마치고 기념사진 "찰칵"


 


 









▲ 양념을 골고루 슥슥(적십자봉사회 언니들의 노련한 손놀림)


 


 









▲ 어느새 많이 줄어든 배추(이제 끝이 보인다. 힘내자)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1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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