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아직 20여일이나 남았지만 임마누엘육아원 아이들에겐 벌써 크리스마스가 시작됐다. 7일 낮 12시 30분, 수염도 나지 않은 젊은 산타들이 신음동에 위치한 리치트리 레스토랑으로 임마누엘육아원 원생 120여명과 교사 30여명을 초대했다. 이유는 하나. 맛있는 점심과 즐거운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원생들과 교사들이 리치트리 레스토랑으로 들어서는 순간 입이 벌어졌다. 원생들을 위해서 젊은 산타들이 돈가스(150인분)와 과일, 음료를 한상 차려놨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젊은 산타들도 덩달아 즐거워졌다. “물 주세요” “휴지 주세요” “음료수 주세요” 여기 저기서 아이들의 주문이 쏟아졌지만 힘든 줄도 몰랐다. 80명이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니 다시 70명이 찾아왔다. 그래도 젊은 산타들은 즐거웠다. 나누는 기쁨이 무엇인지 아는 산타들이기 때문이다. 수염도 안난 젊은 산타들은 참 각양각색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사람은 리치트리 주인인 도분이씨와 남편 어모개발 이재홍 대표 그리고 성의여중 3학년에 재학중인 이다원이다. 도분이씨는 어린시절 부모님과 함께 먹던 맛있는 음식들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며 그 추억을 나눠주고 싶어 이번 자리를 준비했다고 했고 남편은 부인의 뜻에 흔쾌히 따르고 직접 봉사까지 했다. 딸 도원이는 가장 어린 산타였다. 그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좋다며 레스토랑을 바쁘게 누볐다. 도분이씨 가족이 상을 차렸다면 직접 봉사는 여성재향군인회원들 6명이 했다. 이들은 주방과 홀을 오가며 직접 몸으로 하는 봉사를 실천했다. 수염만 안달았을 뿐이지 산타는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공무원 산타도 있다. 도분이씨 가족이 봉사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자 대신동주민센터 채희태 동장이 임마누엘육아원과 도분이씨 가족을 연결시켜 주었다. 또 사비를 들여 휴지 5박스도 준비했다. 직접 리치트리로 나와 도분이씨 가족, 여성재향군인회 회원을 격려도 했다. 이날 직접 나오지는 않았지만 도분이씨의 오빠 도병채씨는 부인 김정숙씨가 운영하는 신라제과에서 빵 170개를 준비해 선물로 안겼다. 오빠와 동생, 처남까지 모두 산타가 됐다. 생각지도 못한 젊은 산타들로 인해 즐거운 한때를 보낸 엠마누엘육아원 원생들에게 아마 이날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
▲ 리치트리의 홀 꽉 채운 어린 손님들과 선생님들 |
|
▲ 이번 일을 준비한 도분이(리치트리 대표).이재홍(어모개발 대표)씨 부부 |
|
▲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이재홍 대표와 엠마누엘육아원 사무국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