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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시대유감(이호영.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12월 11일

시 론
시대유감(時代遺憾)
이호영
김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거쳐, 6.25동란을 겪으시며 50~60년대를 검정고무신 신고 질경이 같이 살아오신 우리 아버지.


 그 처절했던 한 시대를 흰 고무신 신고 무명옷에 풀 먹여 근근이 살아오신 우리 어머니.
뵙고 싶습니다.


 아버지!


 황산의 감천이 굽이쳐 흐르는 앞냇가에서 벌거벗어 미역 감고, 직지천이 휘돌아 감기는 뒷냇가에서, 버들피리 꺾어 물고 붕어 잡아 밀가루에 호박 썰어 매운탕 끓여 먹으며 밤을 지새우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성내동 불미공장, 신음동 담배공장, 황금동 갈포벽지공장 지금은 온데 같데 없지만, 충혼탑이 있는 산바우산, 자산병원 앞 공터, 평화동 80번지 시커먼 뒷길에서 술래잡기에 정신 빠져 밥 먹는 것조차 잊어 버렸던 그때가 너무 그립습니다.


 조마 강곡 수문(水門)까지 원정 가서 수박 서리하여 물에 띄우고, 성의여학교 뒷산에서 칼싸움, 전쟁놀이로 신이 났던 그때가 무진장 그립습니다.
동전 10원에 바가지 과자 3개 사고, 신앙촌 캬라멜 입에 물고 성내교 계단 밑의 풀빵에 군침 흘리며, 몽당연필에 침 묻혀 글씨 쓰고, 성당에서 다 떨어져 깁은 양말신고 꿇어 앉아 두손 모아 기도하던 그때가 말할 수 없이 그립습니다.


 아버지!


 보리밥에 오이 채 썰고 상치·나물 넣어 삼화간장, 고추장 넣어 비벼 드시던 아버지.


 소금으로 양치질하시고 덜덜거리던 자전거 타고 십리길 멀다 않고 일 보시던 아버지, 정말 보고 싶습니다.


 그 고마움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까지 그런대로 잘 살아오고 있었던가 봅니다.


 그런데 아버지, 사람들은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너무 어려워 이대로 가다간 제2의 IMF가 온다고, 나라 망하겠다고 난리법석입니다.
세계경제가 불황인 탓도 크지만 누구는 나랏님을 잘못 뽑아서 더 경제를 망쳤다고 하고, 더러는 나랏님보다는 정치꾼과 그 수하들이 나쁘고 어리석어 나라경제가 이 모양 이 꼴이라 합니다.


 그런데 아버지, 제 생각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와서 나랏님을 탓해서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다 우리가 못난 게지요.
아버지 걸어 다니실 때 우리는 자전거 타고, 아버지 자전거 타실 때 우리는 자가용 타고 다녔습니다.


 기름값이 팍팍 올랐을 때도 겁 없이 큰 차, 좋은 차만 타고 잘도 다녔습니다.


 아버지 막걸리 드실 때, 하루저녁에 수십만원씩 양주 먹고 카드로 결재 하고 팁도 팍팍 찔러 주었습니다.


 아버지 피땀 흘려 일하실 때, 우리는 해외까지 원정가서 골프치며 펑펑 달러쓰고 온천물에 몸 담그고 있었습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신 아버지.
울며불며 미아리 고개를 넘으시던 우리 아버지.
간난(艱難)을 헤치며 허리띠 졸라매며 가슴 조이며 살아오신 우리네 아버지.


 용서하소서.


 이제 우리는 느낍니다. 이제 우리는 정말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의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닐 테지요.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듯 꽃피는 봄날은 반드시 올 것이니까요.


 아버지!


 오늘 아침엔 그 옛날 까마득한 그 옛날 저희가 즐겨 부르던 그 노래 소리가 은은히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아니 더 크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손으로 가꾸세~”


 아버지!


 오늘밤 휘몰아치는 눈보라, 살이 에이는 듯한 세찬바람때문인지 더 없이 아버지가 간절히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꿈에서라도 단 한번만이라도 뵙고 싶습니다.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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