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태 시인은 김천에서 태어나 김천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문학박사)하고 1998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현재 호서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계간 ‘시평’과 ‘시안’ 편집기획위원을 맡고 있는 김종태 시인은 그동안 시집 ‘떠나온 것들의 밤길’, 문학평론집 ‘한국현대시와 전통성’, ‘문학의 미로’ 등을 냈다.
감천은 황악 대덕 금오의 겨울 산바람 맞고도 쉬이 얼지 않아야 하리라
감천은 천년고찰 천불 동자승 몸 씻던 직지 물과 합수해야 하리라
감천은 김산벌 오곡백과 달디 달게 익히던 따슨 햇살에 반짝여야 하리라
감천은 분지의 백성과 가축들이 다 마시고 남음이 있어야 하리라
원천 대방천 능천 강곡천 돌부리 나무기둥 굽이돌아 거듭나니
아천 외현천 율곡천 본리천 꿈 서린 한 서린 물몸들 합궁하는 시공이여!
충청 전라 경상 나뉘는 추풍령 밑, 면화 포도 금은 규석의 명승은 달디단 젖줄 덕
김천은 무리무리 감천이어라! 감천은 굽이굽이 김천이어라!
그 매운 물살에 소백산맥 넘어가던 선비들의 서늘한 뜻이 여울지고
그 아린 물살에 분지의 천일 소금 대 주던 나룻배 상앗대 자국 깊고
그 억센 물살에 탐관오리 참수한 민란의 낫 괭이 씻던 천변의 자리는 더욱 붉고
그 황동빛 모래 물살에 삼한의 하늘북 두드리던 씨름꾼들 황소울음이 스몄어라!
오, 덧없이 높아진 하상을 내려내려 더 깊이 더 멀리 흐를지니 소리 없는 깨달음이여
금강 데리고 낙동강 불러 모아 내륙 도도한 수운으로 영겁에 아니 마를지니
들으라, 먼 우주의 감천이시여! 보아라, 천지사방 감천의 자식들이시여!
남해로 서해로 동해로 크나큰 믿음으로 오대양으로 나아갈지니, 그대 불멸의 약속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