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론 2009년을 무위당 선생님의 가르치심으로 시작합니다 김영민 (김천YMCA 사무총장)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을 생각합니다. 끝 간 데 없는 붓놀림과 그 속에 묻어나오는 삶의 도리에 대한 가르치심으로 우리는 배우고 또 배워도 더 배울 것이 남아있는 참 스승으로 그분은 계십니다.
그분이 쓰신 작품가운데 ‘시천이락(侍天怡樂)’이란 말씀이 있습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 자연과 모든 생명들을 하늘처럼 모시고 자기를 낮추면 그 보다 더 기쁘고 즐거운 일은 없다’로 해석이 될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무위당을 기리는 사람들이 펴낸 책에는 ‘자기를 내 세우거나 생명을 무시하고 자기만이 편안히 안주하려는 태도나 게으름에 대해 일침을 놓으시고 세상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여지없이 일러줌’으로 덛붙여 주시기도 했습니다. 같은 말이지만 연결된 사안을 놓고 붙이는 해석에 따라 그만큼 더 가까이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강의에서 맹자의 가르치심 중 양나라 혜왕에게 하신 백성을 다스리는 길에서 ‘나라의 이익이 아니라 인의를 구해야한다’는 이야기는 오늘날과 다른 통치구조(나라의 주인은 임금, 그러나 우리는 그 나라 사람) 에서도 이처럼 절절하게 다가오는 가르치심입니다.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도덕은 개뿔이고, 돈을 벌기위해서는 사람을 죽여도 좋다(?)면서 헤 슬프게 짓까불던 경제가 이리 곤두박질하여 돈 없는 사람이 처절하게 내 팽겨 쳐지고, 돈이 사람보다 먼저이며 돈이 권력이 되어 돈 있고 권력이 있으면 모든 것이 다 가능한 사회에 ‘우리가 구해야할 것은 이익이 아니오 인의(仁義)’라는 것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산이며 골짜기도 짓뭉개고 흘러 흘러 역사를 지켜온 강마저 뒤집으려는 이 사회, 2009년에 무위당 선생의 가르치심은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도 위대하지 않은 것이 없고 무한 경쟁에서 살아가야할 우리가 반드시 배워 몸에 간직해야할 교훈’이라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더불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 자신의 오만과 남을 시기하는 잘못된 자세를 빨리 뿌리째 뽑아야하고 낮은 자세로 남을 배우려는 태도를 간직한다면 어떤 사물, 어떤 사람도 스승이 될 수 있다’하십니다. 또 지도자라 하는 이들, 특히 사회운동 하는 이들에게 ‘기어라 바닥 놈들과 어울려야 오류가 없다’하시며 ‘어지러운 세상에서 권력과 힘만을 추구하며 날뛰더라도 자연의 생명과 주변의 마음을 진정 스승으로 여기고 모시라’고요.
소위 ‘백수’하나가 잘 키운 ‘만수’ 열 명 부럽지 않을 만큼 바닥 세상의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온갖 지위나 특별한 권리를 다 주고 온 백성을 더불어 잘 살게 하라는 국민의 소리를 자신과 주변 몇 퍼센트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작은 소리, 사람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지금의 모습이 참으로 딱합니다. 지도자라는 사람의 말은 수십 번 교언으로 뭇 사람들을 속여 놓고도 ‘틀려도 무방한 일기예보’라 하면서 공고, 전문대 출신의 백수가 한 말에 대해서는 국가를 흔들어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손해를 입히게 한 혐의로 구속 수사하는 모습에 대해 무위당 선생의 가르치심은 아마 ‘네 스승은 바로 그’라고 정치한다는 사람에게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
2009년을 산하도 죽이고 사람도 죽이는 일로 시작하는 마음이 아픕니다. 이익보다는 인의(생명이고 평화)가 먼저라는 무위당 선생님의 말씀을 올 한해 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게 하고 몇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온갖 분탕질을 멈추지 않는 이들에게 꼭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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