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횡단보도 보행이 아직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횡단보도를 보행하는 사람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마음이 성급한 탓인만도 아닌 것이 행여나 차량의 진행에 방해가 될까 싶어 뛰어 건너기가 일쑤다. 운전자 역시 횡단하는 사람의 앞, 뒤로 비켜서 잘도 운행해 나간다.
왜 저렇게 천천히 건너는가? 하면서 보행자보다 차량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일상화되어 있는 요즘이다. 소통우선주의! 성장과 속도에 목말라하며 살아온 탓일까? 이제 몸에 배여 고칠 수는 없는 건가? 이런저런 생각이 밤공기를 타고 문득 찾아온다.
외국을 다녀온 여행객 치고, 그 나라와 우리나라의 교통질서를 비교하지 않은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많은 경험과 배울 점이 많았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정작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매번 배우기는 하지만, 나 혼자만 지키면 손해라는 생각 때문인지 생활로 연장되지는 못한다.
자녀들에게 교통질서 지키기를 얘기하던 때가 유치원에 처음 다닐 때가 아닌가 한다. 요즘은 아침을 먹고, 차에 태워 학교 앞까지 통학시켜주고, 방과 후 학원엘 갔다가 밤이 되어야 돌아오는 자녀들에게 가르칠 것도 없다. 얼굴도 제대로 보기 힘든 세상이니까. 여행중 외국에서 배운 교훈은 통상 이런 것이다.
경찰이 잘 보이지 않지만 위반하는 차량이 없더라. 있어도 극히 적더라. 사람만 보이면 차량이 멈춰서더라는 당연한 얘기들!
아직은 사주경계(四周警戒)를 하고 건너야 하는 우리의 형편과는 좀 다른 얘기다. 언제쯤 자녀와 어른들의 손을 잡고 편안한 마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나 역시 운전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면, 나는 횡단보도 앞에서 어떻게 운전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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