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내륙 교통의 요충지로 알려진 김천시의 교통행정이 역주행하고 있어 대폭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시 승격 60주년을 맞았지만 시내버스는 60년대에나 가능할 법한 한가로운 운행으로 시민들의 발이 고통 받고 있기 때문으로 '미래가 준비된 혁신도시 김천'을 무색케 하고 있다. 김천시와 시민들에 따르면 김천시내를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구미를 오가는 I교통 25대를 제외하면 D교통 63대의 시내버스가 14만 시민들을 동~서, 남~북 40km 규모인 시 구간을 독점 운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김천시는 시내버스의 운행적자 등을 보전하기 위해 유류보조비 등 연 20여억원의 예산을 D교통에 지원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이 점심과 저녁식사를 위해 운행노선을 무시한 채 공용터미널에서 승객을 다른 버스로 갈아 태우거나 운행을 중단하는 등의 촌극을 벌이고 있다. 최근 구미에서 김천시청 부근으로 직장을 옮겨 시내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김모(50)씨는 황당한 경험을 계속하고 있다. 부곡동에서 시청방향으로 가는 모든 노선버스가 점심과 저녁식사 시간대에는 어김없이 공용터미널에서 승객들을 다른 버스에 태우거나 운행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그 뿐 아니다. 오후 3~4시 사이에 운행하는 노선의 경우 식사 시간과는 거리가 먼데도 시청에서 터미널까지만 운행하고 있다. 실제 지난 9일 오후 3시16분 111번 노선 3014호 버스가 시청에서 터미널까지만 운행하다 승객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 버스기사 역시 저녁식사를 위해서란 궁색만 변명을 했다. 평화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주부 강모(55)씨는 최근 저녁 6시쯤 시청앞에서 김천역 방향 시내버스를 탔지만 버스기사가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돼 터미널까지 밖에 운행하지 않는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버스를 갈아타는 바람에 버스비만 두배를 냈다며 불만을 토했다. 이 주부는 서민들의 생활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시내버스의 이같은 파행 운행은 사실상 시내버스 요금을 두배나 인상한 것과 같다며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신음동 조모(60)씨는 "혁신도시 건설을 통해 '드림밸리'가 되길 바라는 김천시가 시민의 발인 교통행정을 이렇게 낙후된 채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시민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면서 "대도시 수준까지 바라진 않지만, 시골버스 수준은 벗어나야 할 것"이라며 시의 교통정책 혁신을 주문했다. 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이같은 시민불만이 급증하고 있어 노선 개편과 운행시간 조정 등의 대책 마련을 준비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시민들의 수요에 맞게 시내버스를 운행하려면 엄청난 예산이 소요돼 엄두를 낼 수 없는 형편"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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