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운 시인이 첫 시집 ‘바람의 노래’를 도서출판 예조각을 통해 발간했다. 아포읍 제석리에서 출생해 김천고, 경북대 법정대 법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시와 시론’에 시, ‘상록수문학’에 수필로 등단한 정창운 시인이 칠순기념으로 64편의 시를 묶은 시집을 발간한 것.
시집엔 고향을 소재로 한 시가 특히 많다. △아직도 강물은 출렁이고 △어떤 인연 △생각하면 너무 먼 곳에 △강물은 울지 않는다 △나의 이름을 아무도 부르지 않는다 등 5부로 나눠 편집한 ‘바람의 노래’에는 ‘고향 가는 길’, ‘고향의 적막 속에서’, ‘아버지 옆에’, ‘발동기소리’, ‘느티나무가 있는 언덕’, ‘고향도 마감이 있는 곳이었다’, ‘고향 논두렁 위에 흰눈이’, ‘아포초등 8회 야유회에서’, ‘찔레꽃 단상’, ‘나의 영원한 부모님’, ‘고회에 만난 시골 옛 친구들’, ‘서글픈 귀향’, ‘제석봉의 횃불’, ‘고향 버드나무 등걸에 대한 단상’, ‘고향 간이역’, ‘2005년 이후 고향은’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시가 고향과 고향사람에 대한 그리움으로 채워져 있다.
이승을 떠나신지 오래된/어머니 아버지께서/늦가을 달밤에는/꿈에 나타나시어/웃는 얼굴로 어루만지시며/얘야/너도 이제 많이 늙었구나/타향살이 고생이란 게/지금도 여전한가봐…/덧붙여/새끼들이 떠난/고향마을 찾았더니/돌담 울타리 무너지고/마당에 잡초가/무성한 걸 보니…/그래도 살아생전/산소도 들리고/고향집도/자주 들리라 하네/인생은 기다리지 않는다면서…
오랜 서울생활에도 줄어들지 않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가을달밤’ 전문이다.
정창운 시인은 책머리에 “지금껏 써 모은 많은 작품 중에서 일껏 골라 60여 편을 실어보았지만 어떤 것은 마당가에 뒹구는 쭉정이 같고 어떤 것은 설익은 땡감처럼 스스로 무게를 잃고 있음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자신을 낮추어 말했다.
또한 “삽날에 찍혀서 꿈틀거리는 지렁이의 모습을 보고 석가가 깨달음을 얻었듯 시인 또한 이 깨달음의 제단에 비춰지는 주술의 언어로 승화해야 하는 마음의 경지를 살펴볼 때 내가 해야 하고 써야할 일은 아득하고 멀기만 하다”며 “그동안 여러 동인들과 같이 13권의 문집을 발간했으나 문단등단 20여년만에 처음으로 시집을 내놓게 됐으며 특히 나와 생사고락을 같이 한 아내 한수연의 수필도 같이 묶어 더욱 기쁘다”는 심정을 피력했다.
한국Pen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수화 시인은 ‘정창운 시의 리리컬 리얼리즘’ 제목의 평설을 통해 “정창운 시인의 시를 읽는 독자가 시를 매우 즐기는 독자라면 우선 읽기에 용이하고 인간의 존재론과 같은 철학성보다는 삶의 체험을 인문학으로 말하는 인생론이며 시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참으로 알아듣기 쉬운 일상어법을 구사하고 있는 점”이라는 평을 했다.
또한 “이제 70 고회 문무겸전의 노시인이 우리 시의 리얼리티 심전(心田)에서 일궈낸 수확물 중에 너무나도 보편적 공감대를 따뜻하게 어루만져주고도 넘치는 인륜시(人倫詩)에는 정창운 시의 리얼리티가 얼마나 아름답게 수놓였는가를 음미할 수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정창운 시집 ‘바람의 노래’에는 수도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제일은행에 근무한 바 있는 정 시인의 부인이 쓴 수필 ‘생자필멸과 회자정리’, ‘6.25와 청주한씨 어느 가정 이야기’ 등 5편을 수록해 의미를 더하게 했다.
정창운 시인은 그동안 새마을중앙연수원 교수 외 한국현대시인협회 중앙위원, 서울관악문인협회 부회장, 안산문인협회 이사, 서울연불교작가회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농민문학회 시분과회장, 대한민국R.O.T.C중앙회 자문위원, 대한민국R.O.T.C 제2기 전국동기회장, 연세대 총동문회 이사, 공인중개사총연맹 중앙위원 겸 정책위원 등을 맡고 있다.
한편 정창운 시인은 지난 7일 오후 6시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250여명의 축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칠순잔치를 겸한 시집 ‘바람의 노래’ 출판기념회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