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 시인 초청 문학 강연회가 11일 오후 2시 김천시립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린다. 고요한 서정이 깃든 시로 한국시단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른 김천출신 문태준 시인이 고등학생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한 문학 강연회가 열리는 것.
이번 강연회는 문학을 사랑하는 시민과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지역사회의 독서문화 증진에 기여하고 시민에게 수준 높은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립도서관이 마련한 것이다. 시인 문태준 초청 강연은 ‘한국인의 애송시’ 주제로 진행되며 한국 현대시 100년의 역사에서 우리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시를 통해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 어떻게 창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인의 생각을 담은 강연과 질의응답, 사인회,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된다. 봉산면 태화리 출신의 문태준 시인은 김천고를 거쳐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시‘처서(處署)’등 10편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불교방송 PD로 활동하고 있는 문태준 시인은 그동안 노작문학상, 동서문학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으로는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등이 있다.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 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좌우를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 속 삶을 나는 떠올린다/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두 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 겨울 어느 날을 생각한다/그녀의 숨소리가 느릅나무 껍질처럼 점점 거칠어진다/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한쪽 눈이 다른 쪽 눈으로 캄캄하게 쏠려버렸다는 것을 안다/나는 다만 좌우를 흔들며 헤엄쳐 가 그년의 물속에 나란히 눕는다/산소호흡기로 들이마신 물을 마른 내 몸 위에 그녀가 가만히 적셔준다 문태준 시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가재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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