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5-14 19:48:42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원격OLD
뉴스 > 종합

칼럼-경쟁 사회와 문명의 그늘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9년 04월 02일

칼럼
경쟁 사회와 문명의 그늘
배창환
시인


 


 아이들이 새벽같이 학교에 온다. 쉬는 시간은 물론이고 틈만 있으면 책상에 엎드리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밤늦게까지 아이들은 공부를 하고도 모자라 10시 이후에는 또 독서실 차를 타고, 아니면 학원 차를 타고 ‘부족한’ 공부를 하러 갔다가 집에 가서 또 못다 한 하루치 분량의 공부를 더 하다가 새벽 한시나 두시가 넘어서야 잠을 자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마치 잠 덜 자기 경쟁을 하는 것처럼. 이 아이들의 혼곤하고 지친 나날 위로 무심한 시간은 무표정하게 흘러간다. 만성 피로증후군-저 증상은 수능 치는 날까지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나라 인문계 고등학생들의 고단한 하루 생활 그림이다.


 아이들은 청소년기에 하고 싶은 것, 그들만이 누릴 수 있는 일, 또 당연히 그 나이에 누리고 싶어 할 만한 일, 낯선 곳으로의 여행, 독서, 운동, 폭넓은 사귐, 체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해 가는 정신적인 성장과 관련된 일 등을 모두 유보하고 포기하면서, 오직 수능 시험 하나에 매달리며 살고 있다. 일요일 날 친구와 기차를 타고 하루쯤 다녀오는 여유조차도 이 아이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메마른 생활에 익숙해 있다. 무기력하고 황폐하다고 하는 말이 적당할지 모르겠다.


 모든 것은 지나고 나면 추억이란 말이 있지만, 이 아이들에게는 돌아볼 추억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황금 같은 청소년 시절을 너무 빈약하고 단조롭게 교실에서만 보내고 있는 이 아이들이,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잃어버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하여 지도자가 되었을 때, 어떤 정책을 마련하고 펼쳐갈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무섭다는 느낌마저 든다.


 요즘 아이들의 머리 속에는 꿈이란 것이 대부분 사라지고 없다. 그 자리를 어떤 직업이 안정적이며, 어떤 직업을 구해야 편안하게 살 수 있는가, 하는 강박 의식이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각박해진 사회가 아이들 마음속까지 밀고 들어온 결과다. 꿈이 없는 청소년들에게서 장차 풍성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갈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겠는가.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가혹하리만큼 아이들을 몰아세우는 입시 경쟁에서 ‘혼자 살아남기’ 경쟁에서 얻을 것은 자기중심적인 사고이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이다. 사회의 기본은 남을 배려하는 데서 길러지고, 먹을 것이 있으면 먼저 양보하고 함께 나누어 먹는, 염치를 아는 데서 출발한다. 경쟁을 줄이고 기본을 세우는 교육이 국가와 사회에서부터 입안되고 가정과 학교가 몸으로 실천해야 할 터인데, 그런 그림을 그리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사교육과 경쟁을 부추기는 듯한 정책이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사람에 대한 예의,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그 사회는 결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물질문명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경쟁 사회보다 전통 문화와 농업 목축업 어업 같은 생산양식이 남아 있는 산간이나 섬의 평화로운 오지일수록 행복지수가 높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깊이 되새겨 보아야 할 점일 것이다.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9년 04월 02일
- Copyrights ⓒ김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국민의힘 경북도당, 김천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순위 확정… 1순위 조명숙..
나영민 더불어민주당 김천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
합동 토론회에 대한 노하룡 예비후보 성명서..
배형태 무소속 시의원 라 선거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개최..
이승우 무소속 시의원 다 선거구 예비후보 개소식 개최..
이복상 무소속 시의원 가 선거구 예비후보, 대곡동 선거사무소 개소식 ‘성황’..
정재정 무소속 시의원 다 선거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성황..
이우청 국민의힘 도의원 제2선거구 예비후보 개소식..
김세호 국민의힘 시의원 마 선거구 2-가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개최..
박근혜 국민의힘 시의원 바 선거구 2-나 개소식..
기획기사
김천시가 시민의 일상 가까이에서 삶을 지키고 다시 일어설 힘을 보태는 ‘복지 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 단순히 지원금을 지급하는 일차원.. 
2026년 김천시는 다양한 색채로 표현되는 도시 브랜드 축제를 선보이며 전국 단위 관광 거점 도시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체 탐방
김천시(시장 배낙호)는 10월 이달의 기업으로 다다마㈜(대표 박성락)를 선정하고 지난 22일 김천시청에서 선정패 전달식과 회사기 게양식.. 
김천신문 / 주소 : 경북 김천시 충효길 91 2층 / 발행·편집인 : 이길용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의숙 / Mail : kimcheon@daum.net / Tel : 054)433-4433 / Fax : 054)433-200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67 / 등록일 : 2011.01.20 / 제호 : 김천신문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28,516
오늘 방문자 수 : 33,088
총 방문자 수 : 112,085,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