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물론 지린 똥도 똥이지요 김영민 (경상북도지역 YMCA의 정지기단) 경상도 말로 ‘쨀긴 똥도 똥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표준말 속담은 ‘지린 것은 똥 아닌가’란다. ‘쨀긴’이란 표준어 ‘지린’이라는 경상도 사투리고 ‘똥이나 오줌을 참지 못하고 조금 싸다’라는 뜻이요, 전체는 ‘조그마한 잘못이라고 해서 책임을 면해 보려고 어리석게 피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Daum)은 해석하고 있다. 지린 똥도 분명 똥이고 냄새는 더 나는데(경상도 말로 ‘등천을 하는데’)….
2009년 3월 31일 경상북도 의회는 의원들이 받는 월정수당(월 260여만 원)의 2%(월 1인당 5만3천여 원, 전체의원이 모으면 월 약 290여만 원)를 자진(?)반납해 국가의 경제적인 어려움에 동참하고 일자리 창출에 같이하겠다고 밝혔다.(2009.3.31. 대구MBC 뉴스투데이) 전국의 광역자치단체로는 제일 처음, 의원들이 도민의 어려움을 같이하겠다고 자진해서 의정수당을 갹출하겠다는 발상자체가 가상한 일이다.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도민의 어려움에 동참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이건 너무 심하다. 경북의 도의원들에게는 1년에 100일 남짓 회의에 참석하고 2/3는 의회조차 열리지 않는 소위 집에서 의정활동을 하는데도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 여비 등을 포함해 1인당 연간 5천여만 원의 비용이 지불된다. 그런데 의정활동비(월 180만원)나 여비 등 비용은 그대로 두고 월정수당(월 260여만 원, 수당이 급여보다 많은 상황이 여기 있다)에서 2%를 모으겠단다. 의정비 인상문제가 나올 때마다 부기관장급 운운하다가 모금하자하니 공무원 최하위직에 도의원의 이름을 던져버리겠단다.
‘조그마한 잘못이라고 해서 책임을 면해 보려고 어리석게 피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속담의 뜻풀이와 내용에 어찌 이리도 잘 들어맞는지. 경북도민을 대표하는 의원님이니 ‘월급삭감으로 일자리 창출’이라는 유행에는 뒤떨어지지 말아야 하고 국가적인, 더구나 경상북도의 경제적인 어려움에 동참하려는 흉내는 내야하면서도 보통의 애경사에 축의금 한번 정도의 금액이니 수십억대의 자산을 신고한 분들에게는 그야말로 ‘쨀긴 똥’정도인데. 우리는 의원 55명이 10개월여를 모아 만든 2천500여만 원으로 비정규, 임시직원 1~2명 정도의 고용보다 보다 경상북도의 재정전반에서 소리 없이 흘러내리는 돈은 없는지? 말단 공무원들 한두 명이 보여준 현란한(?) 도둑질이 우리 동네에는 없는지? 구석구석에서 아픔을 호소하는 경북도민들의 소리에 귀를 막고 있지는 않았는지? 막대한 돈을 받는, 1년에 50회도 되지 않는 본회의에 10% 이상의 결석은 당연한(?) 일이요, 30분 넘어 들어와도 당당하고 잠시라도 자리에 앉아있지 못하는 불성실은 없었는지 반성하고 다시 살펴보는 노력과 흔적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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