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남 객원기자의 책 이야기 그 첫 번째 ‘핑!’
나는 다람쥐다. 쳇바퀴를 굴리며 신나게 잘 돌아가고 있다. 너무 잘 굴러서 나는 행복하다. 아니 너무 지루하다. 왜 이렇게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지 한심하다. 얻은 거라곤 굵어진 허벅지뿐. 머리는 밖으로 향하고 있지만 발은 한 자리에서 멈추지 못하고 있다. 마치 절대 술 안 마신다며 출근하는 남편이 저녁에 절대 술 마시고 들어오는 것처럼. 이런 시점에 ‘핑’이라는 책은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라고 손을 내민다. 말라가는 연못에서 다른 삶을 향해 날아오르는 개구리 핑의 도약. 도약의 소리가 ‘핑’일까? 꼭 개구리가 뛰어오르는 소리 같다. 어쩌면 총알 날아가는 소리 ‘피융’이 줄어진 말, 공이든 새든 움직이는 물체가 힘차게 날아가는 모습이 연상된다. 여기서는 주인공 개구리의 최초의 점프를 상징하기도 한다. 평범한 개구리 핑은 다른 개구리보다 훨씬 더 잘 뛰지만 마른 연못에서는 멋진 다이빙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멋진 세상을 꿈꾸며 길을 나선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려면 운명대로 사는 삶이 아니라 최상의 삶을 살고자 하는 강렬한 열망이 있어야 한다. 또 그 열망대로 매일을 살아갈 수 있는 결단력과 자발적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위험을 무릅쓰다 실패할까 두렵고 누군가 나의 목표나 꿈을 조롱하거나 무시할까봐 두려워하게 된다.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머물 것인지, 떠날 것인지, 뛰어들 것인지, 관망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세상이 변화의 거대한 용틀임을 할 때 그것에 정면으로 뛰어드는 것, 그 결단력이 바로 최상의 삶을 살고자 하는 열정이다. 핑의 멘토인 부엉이가 도와주는데 어려운 고비를 헤쳐 나가는 것은 물론 개구리의 선택이다. 핑은 중간에 목표에 대한 의심과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무조건 멘토를 믿고 도전해서 성공한다. 그 결과는 강물이 흘러가듯 거기에 내 온 몸을 맡기는 것을 터득한다. 김천시립도서관에서 독서마라톤을 시작했다. 4월부터 12월까지 길고긴 여정이다. 42,195page! 한 달에 20여권 분량을 읽어내려면 초반부터 숨이 차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얽매인다는 것이 싫어 망설였는데 ‘핑’과 좀 더 친해지기로 했다. 마라톤에 도전했고 이왕이면 나를 변화시키는 책들을 소개하기로 했다. 그것도 만만찮은 작업이 될 것이지만 나를 좀 더 귀찮게 하고 싶었다. 책은 또 다른 책을 불러온다. 나의 책 읽기는 하나의 책에서 힌트를 주면 그 책을 찾아 읽는 방식이다. 그래서 도미노처럼 계속 연결되는데 마지막 지점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 혹시 꿈이나 목표가 걸림돌에 걸렸을 때 좌절하거나 눈앞의 달콤함 때문에 포기해버렸다면 핑과 면담 한번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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