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05 12:06:1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원격OLD
뉴스 > 종합

살며생각하며-아이의 눈을 돌리도! (이희성.주부)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9년 05월 28일

살며생각하며
아이의 눈을 돌리도!
이희성
주부· 신음동 그린빌 아파트


 


 현관을 들어서는 남편의 손에 묵직한 수박 하나와 비닐꾸러미가 들려 있다. 얼마 전 시어머니께서 대장암 수술을 받으시고 농사일과 가사에 모두 손 놓을 형편이 되자 안정 중인 어머니와 아이들을 챙겨야하는 나를 대신해 시댁으로 퇴근을 하다시피 하는 남편이다.


 시아버지의 저녁밥을 솥에 안치고 설거지까지 하며 허드렛일을 마무리 해주고 오는 남편. 일요일 아침, 피곤해 보이는 그를 향해 나도 모르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다른 집들은 리모델링에 베란다 트고 멀쩡한 조명기구까지 애들 시력 보호한다며 교체해 버린다는데…”
원래 말없는 사람이니 불현듯 쏟아놓는 공격에도 즉각 반응을 보이진 않지만 10년을 살고 보니 굳어진 안면 근육만 보아도 심기가 불편함을 알겠다.


 하지만 차라리 큰 소리로 짜증이라도 내면 뜨끔하여 조용히 있을 텐데 그는 절대 그런 법이 없다. 잔소리를 해 놓고도 몸이 다는 쪽은 오히려 나다.
“애들 시력 말 아니게 떨어졌다고 형광등 좀 갈아 달라고 했잖아요!”
힘 든 남편을 위해 좀 더 여우스러우면 좋으련만 버럭, 고놈의 속아지를 내고야 말았다.


 수명이 다했는지 가물가물 사위어가는 등을 간 지 하루 만에 또 다른 게 말썽이어서 전날 저녁 시댁에 있는 남편에게 부탁을 했었다. 미안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은근히 부아가 올랐다. 집 안 일엔 전혀 개의치 않는 남편이 원망스러웠다.


 수박을 받으며 비닐꾸러미를 가리켰다.
“그건 뭐예요?”
“형광등”
“저건 어제 갈았으니까, 이쪽 두개만 갈면 되요.”
“싹, 다 갈 거야.”
여전히 고개 한번 돌리지 않는다.
“어제 교체한 것도 빼버리겠다는 거야?”
 “…”


 이쯤 되면 아무 말 하지 않는 게 좋다. 꼬일 대로 꼬인 저 속내가 스스로 정화 되자면 얼마의 시간동안 내버려두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새 것은 따로 챙겨 놓았다가 나중에 다시 써야지 생각하는데


 “ 촌에 갈 때 우사에 갈아 끼우면 되니까, 잘 놔 둬” 한다.
전구를 교체한다고 딛고 선 식탁을 제자리에 밀어 넣기도 전에 얼른 불을 켰다.
“와!!”


 우리가 어렸을 때엔 안경을 쓴 아이들이 별로 없었다. 시골이어서 공기 좋은 산과 들의 영향인지 공부를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요즘은 아주 어린아이들도 이 시력의 염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심한 아이들은 유치원 때부터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


 온전한 성장이 이루어진 후 서서히 공부하던 우리와는 달리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 해야 하는 아이들의 부모들에겐 여간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무작정 눈을 쉬게 하기엔 보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아이들. 각종 문명 기기와 컴퓨터의 발달로 학교에선 초록 칠판 대신 큰 프로젝션 TV로 공부 하고 학원에선 백의민족의 상징처럼 버티고 선 화이트보드에 온 시신경을 충성하고 또 집에선 컴퓨터를 켜야만 영어 학습을 받을 수 있으니 아이들의 눈은 눈부신 백과 흑, 다양한 칼라의 전쟁에 마냥 방치되고 있다.
무엇으로 날로 편리해지는 기기들의 허점을 메울 수 있을까.


 불편하다고 쫓겨난 세상의 많은 물리적인 것들과 영원히 친구하고픈 편안한 초록이여 떠나지 말아 줘. 피곤한 아이들의 눈을 지켜줘!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9년 05월 28일
- Copyrights ⓒ김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우리 마을은 우리가 만들어가요!”… 신안5리 정듬이마을, 주민 주도 공동체 행사 개최..
2026 김천시민체육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최종 점검..
남면체육회, ‘화합한마당’으로 시민체육대회 힘찬 출발..
“성공적인 시민체전을 향하여!”..
‘2026년 교통사고예방 캠페인 및 교통안전 결의대회’ 개최..
김천시, 시민프로축구단 전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
김천시민구단 전환 무산에 대한 입장문..
경북교육청, 전국체전 출전 학생 선수 531명 힘찬 출발..
김천소방서장, 경북보건대학교 소방안전 특강..
김천시설관리공단, 개인정보보호 실천문화 확산에 앞장서..
특집
숲이 전해주는 맑은 숨결과 붉은 꽃물결이 어우러져 기분 좋은 에너지를 가득 더해줍니다... 
지면을 펼치면 잉크 냄새와 함께 소박하지만 진솔한 우리 이웃들의 삶이 배어 나오는 지면신문. 전국 165개 시·군·구에서 주민들의 희로.. 
2026년 9월 1일 자로 제32대 경상북도김천교육지원청 교육장에 권성미 교육장이 취임했다. 급변하는 교육 환경과 지역소멸이라는 시대적.. 
업체 탐방
김천시는 2026년 ‘9월 이달의 기업’으로 영유아용 물티슈 및 위생용품 전문 제조기업인 ㈜순수코리아(대표 양칠식)을 선정하고, 지난 .. 
김천신문 / 주소 : 경북 김천시 충효길 91 2층 / 발행·편집인 : 이길용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의숙 / Mail : kimcheon@daum.net / Tel : 054)433-4433 / Fax : 054)433-200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67 / 등록일 : 2011.01.20 / 제호 : 김천신문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34,569
오늘 방문자 수 : 28,845
총 방문자 수 : 118,221,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