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단 어머니의 방 김수화(시인/부곡동) 세월의 파문을 열고 들어가면 거기, 누에가 빠져나간 고치 속 같은 텅 빈 어머니의 방이 있다 40여년 가두어 둔 깊이를 알 수 없는 연못 담은 빈방에 돌멩이 하나 툭 던져본다 생애 최초의 빗방울인 듯 첫 아이를 잉태하자 금실 은실로 꾸며놓아 환했을 어머니의 방 오남매 따뜻이 품었던 기억 고스란히 간직한 채 깊은 산중 깊디깊은 동굴로 잊혀져 가는 두고 온 고향 60년 세월 켜켜이 안고 있을 텅 빈 집 시커멓게 그을린 입 큰 아궁이 같이 멀고도 아늑한 내 어머니의 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