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패닉현상과 애향 ,이태옥(수필가 ) 희랍 신화에 팬(pan)이라는 신이 있었다. 이 신은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짐승의 모습을 한 반인반수(半人半獸)의 형상을 한 신이었다. 이 팬신이 낮잠을 잘 때는 누구라도 방해를 하면 화를 심하게 내면서 인간 세상에 헛소문 하나를 내려 보내는데 이 소문이 인간 세상에 내려오면 공포가 되고 유언비어가 되었다. 이로해서 세상이 혼란해지고 대중은 마음의 갈피를 못 잡아 헛소문이 세상을 풍미하고 다닐 때 이런 현상을 패닉현상이라고 한다. 패닉은 루머요 설이라는 근거 없이 떠도는 나쁜 소문이다.
지금도 이런 패닉현상이 선거철만 되면 세상을 온통 삼킬 듯이 요동친다. 선거철뿐 아니라 세상이 어지러울 때, 살기가 어려울 때 더 나타난다. 요즘은 주로 정치인들의 권모술수에서 많이 등장한다. 선거만 있으면 패닉을 만들어 상대를 음해하여 보려고 한다. 옛날부터 있어 왔지만 어리석은 백성은 항상 이 패닉에 맥을 못 춘다. 어리석다고 했지만 이 말은 고어에 불쌍하다는 의미였고 지금도 불쌍하게도 맥 못 추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당선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패닉을 만드는 것이다.
패닉은 대부분 부정적 내용이다. 그래서 패닉은 세상의 온갖 의혹을 다 건드려 있는 것 없는 것 터트려 보기 마련이다. 그중에 하나라도 적중하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아도 손해 볼 것이 없다. 어쨌든 상대를 깎아 내리는 데는 안성맞춤이다. 특히 선거전에서는 더욱 그렇다. 선거 기간 내에 성공하면 끝이니까. 당선만 되면 끝이니까, 하여튼 지금까지는 그랬다.
패닉은 나라뿐 아니라 가정이든 사회든 교회든 관공서든 어디서나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패닉현상이 강한 곳에는 오히려 많은 긍정적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패닉의 노도에 휩쓸리어 가게 된다. 이와 반대로 긍정적 여론이 강하게 회자되면 작은 패닉도 발을 붙이지 못한다. 그래서 대상에 패닉이냐 칭찬이냐에 따라서 명운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 종이 한 장 차이다.
개인도 마찬가지여서 소위 스타라는 사람들은 인기를 먹고사는, 긍정의 힘으로 대중을 이끄는 힘이 강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 스타라는 사람들이 또한 패닉의 대상이 되기 쉽다. 유명인이라면 한 번쯤 격어야 하는 통과의례 같기도 하다. 패닉은 상대를 나락에 떨어뜨린다. 자멸로 가기도 한다.
아직도 우리 김천에는 자기 사는 향토가 자꾸만 패닉에 빠지기를 즐기는 이가 많은 것 같다. 자기 고향의 패닉현상을 즐기는 것은 결국 우리 향토가 못 되기를 바라는 잘못된 생각이다. 자기를 사랑하고 고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자세야말로 진정한 애향심이다. 고향을 아끼는 일은 결국 자기를 위함이다. 악성 루머를 만드는 어리석은 일은 없어져야 할 일이다. 스스로 향토를 매도하는 사람은 자기고향을 황폐화시키고 흙탕물을 만드는 미꾸라지 같은 존재다.
우리 고장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시 승격 60주년을 맞은 도시요, 전국 체전을 성공리에 치른 내 고향이요, 명문고가 있는 교육도시며 전국에 손꼽히는 살기 좋은, 환경미화를 멋지게 한 가볼 만한 곳이며 ktx 열차가 정차하는 혁신도시임을 자부하고 크게 기침해 볼만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