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론 행복을 창조하는 사람 이우상 (수필가·광기교회장로) 입추 처서를 넘기기는 했으나 아직도 30도를 넘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매일 새벽마다 함께 등산을 하는 일행이 3부 능선 5거리에 협동농장을 일구었다. 이 중에는 매일 아침 구수한 입담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전직 예비군 중대장님이 한 분이 있어 아침마다 흐드러지게 한바탕 웃고들 내려간다. 정년퇴직을 앞둔 나도 아침 해장국을 한 번 사기로 하고 늦게야 이들과 함께 합류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그런데 순대국을 전문으로 하는 유독 손님이 많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손님과 식당 주인과의 재미있는 대화가 들려온다. “아줌마 이 집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서면 배가고프니 어쩌면 좋겠습니까?.” “그래요? 그럼, 어쩐담…아 그러면 돌아서지 말고 뒤로 나가면되겠네.” 아줌마의 시원스런 홈런 한 방으로 온 식당이 웃음꽃으로 변한다. 손님이 많은 이유를 알만하다. 늘 손님들에게 즐겁고 유익한 유머를 제공하니 기분 좋아 밥맛 나고 밥맛 나니 소화 잘 되고 소화 잘 되니 몸 건강하고 또한 마음 편해 일이 능률적으로 잘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행복을 창조하는 사람이 있어 그래도 살만하다.
프랑스 속담에 ‘서글픈 표정을 한 성인은 참된 성인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본인이 수심에 찬 모습을 짓고서야 어찌 남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어느 곳이나 짜증과 권태가 끼어 있으면 상황은 180도로 달라진다. 짜증과 권태는 일의 능률을 저하시킴은 물론 모든 것으로부터 물러선다는 것이다. 어떠한 일에도 발전적이지 못하고 아무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권태에 빠진 사람은 주위의 다른 사람들까지도 우울하게 만들고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들고 결국 어떤 일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간혹 식당 아줌마처럼 행복을 만들어 주는 청량음료 같은 사람을 발견 할 때가 있다. 긍정적이면서 모든 일에 솔선 수범적이고 얼굴엔 항상 웃음을 띠면서 남에게 늘 웃음을 제공하는 인물, 바로 직장의 꽃이요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어떤 부인이 인생 상담역으로 이름난 이에게 편지로 하소연을 했다. ‘저의 남편은 저보다 어머니와 더 가깝습니다. 어느 날 저는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의 어머니와 내가 물에 빠졌을 때 누구를 먼저 구출하겠느냐고 남편의 대답은 어머니로부터 더 큰 은혜를 입었으니까 어머니를 먼저 구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 저는 몹시 괴롭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에 대한 해답은 이러했다. ‘부인, 당장수영하는 법을 배우십시오.’ 얼마나 멋진 대답인가? ‘과공비례(過恭菲禮)’, 겸손이 도를 넘으면 도리어 예의에 어긋난다는 뜻이다. 그러나 약간 예의에 어긋날지라도 주위사람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는 한 마디 말은 오히려 그 사람을 한 단계 끌어올려 주는 역할을 한다.
옛날, 딸 하나를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 딸이 자라 출가할 나이가 되어 시집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딸에게는 걱정이하나 생겼다. 혼자 계시는 아버지를 두고 시집간다는 것도 걱정이지만 그것보다 아버지의 술버릇 실수가 더 큰 걱정이었다. 그러나 시집을 안 갈 수도 없는 일, 드디어 시집갈 날이 오고야 말았다. 시집가는 당일 오늘은 술을 절대로 먹지 않겠다고 굳은 약속을 했건만 사돈의 권유를 거절할 수 없어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니 그만 주량을 넘어 취하게 되고 급기야 바지에 설사를 하게 된다. 이 사실이 순식간에 온 동네에 퍼지게 되었으니 그러잖아도 온 신경이 아버지에게 쏠려 불안과 초조로 시간을 헤아리고 있던 딸은 “아버님은 저를 위해서 일부러 실수를 하신 것입니다.
시집가는 날 아버님이 시댁에서 큰 실수를 하면 자손이 번성하고 집안이 잘 된다는 유명한 도사님의 말을 믿고 저렇게 하신 겁니다.” 번뜩이는 지혜로운 한 마디가 위기의 아버지를 살려냈다. 모두들 행복을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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