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손가락 열 개 발가락 열 개 배영희 (교육학박사·효동어린이집원장) 엄마들이 임신했을 때 대부분은 우리 아이가 손가락은 열 개인가, 발가락은 열 개인가를 궁금해 한다. 그러므로 산부인과에서 찍어준 흑백의 초음파 사진을 들여다보며 “아가야, 개구쟁이라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고 태중 이야기를 건네지 않았던가. 임신이란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엄마, 아빠 각각의 23개 염색체가 만나 하나의 점으로 출발해서 한 사람의 고귀한 존재를 잉태한다는 것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이기 때문이다. 한 명의 아이가 잘 자라 빌게이츠가 되는 것이고 한 명의 아이가 바르게 자라 간디나 마더 테레사가 되는 것이며 또 한명의 아이가 부처님이나 예수님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 그러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만은 아니다. 조산으로 인해 40주 즉 약 280일 동안 태내에서 자라야 할 태아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미숙한 채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고 출산하면서 뼈나 신경에 손상을 받는 경우도 있으며 중추신경의 손상으로 인한 뇌병변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당연히 보고 듣고 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각, 청각, 언어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있고 태어나자마자 신장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않아 하루에도 3~4번 투석해야 하는 신장장애, 일상생활이 제한되는 간질장애, 지능지수 70이하인 지적장애, 소아자폐, 발달장애 등 아이들이 아파야 할 이유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소아마비 같은 지체장애, 심장, 간, 호흡기 등 내부기관 장애 그리고 원인도 이름도 없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도 참 많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렇게 더운 날 7살 호명이는 펄펄 끓는 물에 몸의 절반이 화상을 입어 뼈는 자라고 피부가 죽은 탓에 논바닥 갈라지듯 피고름으로 갈라져 힘겨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전담어린이집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요즘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 입학상담이 오면 한편으로는 신입생이 오니 반갑고 또 한편으로는 “얘야, 너는 또 왜 여기 왔니?” 싶으니 마음부터 짠해진다. 그 중에서 요즘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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