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시민을 위한 버스냐? 회사를 위한 버스냐?
김영민
(김천YMCA 시민사업부)
8월17일자로 김천시는 시내버스의 운행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운행회선을 100회 이상의 줄이거나 통합, 신설하고 타 노선과의 결합, 정차지역을 확대해 지금까지 버스를 이용하던 서민들, 특히 신학기를 맞은 학생들의 등하교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하면서 ‘싫어도 할 수밖에 없는 뙤약볕 아래 무한정 기다리기’라는 극기 훈련(?)을 강요하고 있다. ‘싫다면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든지 아니면 자가용을 구입하든지’ 하는 말처럼 들린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환갑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약속한 김천시의 이러한 졸속정책은 ‘시민이 잘사는 도시가 아니라 시민이 가볍게 여겨지는 도시 김천’이라는 비아냥거림이 ‘그리 근거 없는 말은 아니다’ 싶다
아주 간단하게 처리해 버렸지만 시내버스의 노선 변경이나 회선의 축소란 고도의 교통공학적인 근거가 전재되어야함은 교통문제 전공을 가리지 않는 만인주지의 사실이다. 더구나 서민들의 생활리듬의 심각한 파괴와 묵시적인 사회규범적인 약속을 졸속으로 일방 파기함에 따른 타방의 허탈감이나 불신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일이기도 하다. 하여 ‘서민의 생활에서 교통문제, 쓰레기 문제가 지방 자치단체장의 성공여부를 결정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의 결정이 정말 잘못된 첫째 이유는 ‘서민이 이용하는 버스의 시간대 변화를 서민이 모를 수밖에 없도록 진행되고 실시되었다’는 점이다.
김천시 교통행정과는 6월 대한교통에서 노사협의로 결정되어 7월 중 시행을 요청해 왔으며 7월 말일에 결제를 득한 후 8월11일 시 홈페이지에 게시하고(안내물은 5만부를 유인하여 8월6일부터 시내버스에 돌렸다고 한다. 대한교통의 직원은 유인물의 반이 그곳에 있다고 자랑스레(?) 너스레 떤다) 8월17일로 시행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1주일 지나지 않아 시행했다는 것이다. 일주간을 갓 넘긴 홍보기간, 서민들의 불만은 곧 해소 될 것이라는 담당자의 말…. 우스개 소리로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처리해버린, 일부의 김천시민이 이용하는 인터넷신문을 제외하고 일간지 하나 없이 주간매체가 전부인 이곳, 공무원이 보는 ‘김천시민들의 IT감각과 김천시의 정책 및 행정의 적응도’에 대한 과장과 오인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최소한 서민들에게 공청회 한번 열지 않았다는 것은 철저한 시민무시 그 자체다. 말로만 듣던 탁상행정, 행정 편의주의가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다.
둘째 이유는 ‘노선조정이나 운행 회수 축소의 최소한 교통 공학적인 근거의 부재’다. 김천시는 ‘과도한 노동자의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대한 교통 노사협의 결과 및 요청에 따라, 또 근거는 없으나 실제 눈에 보이는 모습(빈 차들의 운행), 그리고 일부지역의 노선 및 운행시간 단축, 신도심 주거지의 정차 요청에 근거한다’고 밝히고 있다. 버스회사는 ‘노사간의 합의’ ‘운전자들의 구두 정보’에 의해서 운행 축소와 노선은 변경되어야하는 것이란다.
다른 말로 ‘교통문화나 교통공학적인 데이터나 논리’가 아니라 ‘그럴 것이다’라는 추측과 회사에서 실시해야할 ‘운전기사 채용 확대, 기사 복지 개선 등의 경영적인 노력보다는 회사의 운행축소로 인한 적자축소’와 ‘노사분쟁으로 까지 확대되는 사안의 사전차단’이라는 회사측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아픔은 시민들이 떠맡는 꼴이 되고 말았다.
참고할 사안이지만 ‘김천시는 2007년10월~2008년 1월 산업경제연구원을 통해 김천시 버스업체 노선별 교통량 조사를 시행’했다고 밝히고 있고(이번의 전면적인 버스노선 변경과 회선축소의 근거라고 제시하지 못함) 대한 교통의 60대가 넘는 차를 위해 김천시는 세금으로 2008년 21억 원이 넘는 보조금과 유가 보조금을 지원했다.(대당 3천370여만 원) 2009년 1~5월분만 해도 벌써 11억6천여만 원이 지원되었다.(2008년 구미시의 2개사 140대의 지원금은 44억여 원으로 대당 3천140여만 원) 그러면서 운행이 축소되거나 노선이 변경되는 어려움은 세금을 내는 시민들이 고스란히 덮어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