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출신 박영범(65세)씨가 ‘문학예술’ 제29회 신인상 당선으로 늦깎이 문단등단을 했다. 문학전문지 ‘문학예술’ 여름호에 시조 ‘대춘(待春)’, ‘막걸리’, ‘팔마구리’ 등 향토적인 제목의 작품 세 편을 발표하며 시조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 것. 어느새 봄이라고 매화 눈 퉁퉁 불어/큰애기 꽃눈 보고 실웃음 방실방실/아기 봄 아장아장 나비행차 늦을 라 -‘대춘(待春)’ 무짠지 한 보시기 막걸리 한 뚝배기/정든 벗과 마주앉아 농사일을 의논하면/술맛도 우리 맘 같아 달콤 쌉쌀하더라 -‘막걸리’ 초록색 비단 집을 나무에다 매달아서/며칠 살다 떠날 집을 이리 곱게 지어놓고/천사의 날개를 달고 사랑 찾아 떠났나 -‘팔마구리’ 심사는 아동문학가 정진채, 문학평론가 장백일, 시인 이일기씨가 맡았다. 이들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난해한 어휘를 쓰지 않고 쉬운 말로 시조의 운율을 한껏 살려 간결미로 독자의 서정에 호소하는 작품”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해서 단시조의 서정과 간결미를 이어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영범 시인은 당선소감을 통해 “해지기 전에 뭐 한 가지라도 이룰 수 없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다”는 심정을 피력하고 “미운 시간 너무 빨리 간다고 멈추지 않고 학창시절 지각대장 인생 막차를 탔다”며 “해 넘어가기 전 거룩한 햇빛 아래서 늦은 만큼 서둘러서 아직은 쪼개진 내 시간 금쪽 같이 아껴서 좋은 글 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구성면 미평3리 운동에서 출생해 지례중학교를 졸업하고 육군 만기제대 후 부산으로 내려가 건설업에 입문, 사우디 등 건설현장에서 37년간 근무하다 은퇴한 박영범(본명 박차주) 시인은 부산문예대학에서 시조공부를 했다. 오랜 습작기를 거친 박영범 시인은 그의 작품 소재가 되고 있는 고향을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문단 변방에서 쓴 자유시 81편을 묶은 ‘눈먼 개구리’(에세이 간)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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