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월에 읽는 시
초가을
이미숙(주부·구성면 작내리)
무슨 큰 비밀 품은 것처럼 덩그러니 매달리는 하늘땅에는 찬 기운 슬쩍 스며들고옆집 할머니 옷깃을 여민다
눈부신 햇살 감당하지 못해두 눈 감아버린 채송화몸을 낮추고 제자리걸음옹골지게 익힌 씨앗 톡톡 털어낸다
제 몸 비비 꼬던 능소화휘리릭, 담 넘어 몸을 던져도흐트러지지도 멍들지도 않고 영희와 철수의 연애편지처럼반짝반짝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