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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명시인을 대상으로 문학강연을 하는 문태준 시인 | 김천출신 문태준 시인은 지난 12일 오후 3시 상주 도남서원에서 열린 제59회 낙강시제(洛江詩祭) 낙동강 시인교실에 초청돼 문학강연을 했다. 주제는 ‘불교적 상상력의 시적(詩的) 실천. 낙강시제는 상주의 낙동강을 중심으로 서기 1196년 백운 이규보로부터 1862년 계당 류주목에 이르기까지 666년간 도남서원, 경천대, 각종 누정, 선상(船上) 등에서 51회에 이르기까지 김종직, 유호인, 김일손 등 많은 문인을 배출한 시회(詩會). 자연과 인간, 시를 사랑한 선인들의 호방한 문학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한국문인협회 상주지회가 상주시로부터 후원을 받아 매년 낙강시제 시선집 ‘2009 낙동강’ 출판기념회, 시낭송회 등의 행사를 가지는데 이 자리에 문태준 시인이 초청돼 문학강연을 한 것이다. 이정백 상주시장, 한인호 한국예총 상주지부장 등 기관단체장과 김종섭 한국문협 경북도지회장을 비롯한 100여명의 시인이 참석한 가운데서 자작시 ‘혼동’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가을밤에 뒷마당에 서 있는데/풀벌레가 울었다/바람이 일고/시누대 댓잎들이 바람에 쓸렷다/앞서거니 뒤서거니/풀벌레 소리/댓잎 소리/또 한 번은/서로 겹쳐/서로 겹쳐서/그러나 댓잎 소리가 풀벌레 소리를 쓸어내거나/그러나 풀벌레 소리가 댓잎 소리 위에 앉거나/그러지는 않았다/혼동이라는/그 말에/큰 오해가 있었음을 알았다/혼동이라는/그 말로/나를 너무 내세웠다 문태준 시인은 이 자리에서 “시를 창작하는 것은 마음의 작용을 돌아보는 일이며 시인의 성정이라 함은 직관적으로 이미저리가 오면 받고 품었다가 또박또박 받아 적는 소박한 책무를 주업으로 여기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또한 “시인은 크게 타고난 천성에 빚지는 사람이 아니며 선험과 경험으로 익힌 정서의 가련함이 있어서 사물과 인간, 그들 사이의 관계가 만드는 그늘을 내 것으로 내 품으로 받아 안고 그 그늘이 짓는 집이 있거든 그 집의 유래와 피로 쓴 편액들을 또박또박 읽어서 받아 적는 일을 할 뿐”라고 밝히기도 했다. 봉산면 태평리에서 출생해 김천고, 고려대 국문과와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불교방송 PD로 활동하고 있는 문태준 시인은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당선으로 문단에 나와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등 시집과 산문집 ‘느림보 마음’을 발간했으며 그동안 동서문학상, 유심작품상, 노작문학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 우리나라 시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거의 다 받은 저명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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