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의 땅, 호랑이가 엎드려있는 형상의 호두산을 뒤로하고 김천을 살찌우는 감천을 마주한 이곳에 자리 잡은 개령초등학교가 개교 100주년을 맞아 지역사회의 또 하나 자랑거리가 됐다.
지난 17일 59번 지방도로에서 개령면 소재지로 접어들자 개교 100주년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먼저 반겨주었고 운동장에는 삼삼오오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참석한 졸업생들이 환담을 나누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한 국밥이 가마솥에서 김을 피우고 있어 잔칫집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이날 행사는 기념식과 기념비 제막식으로 나눠 진행됐다. 본래 계획은 학교와 동창회가 합심해 재학생과 동창생 모두가 모인 면민체육대회를 겸하려고 했으나 때 아닌 신종플루로 최대한 축소해 진행하기로 하고 초청 인사도 개령면 내부로 정했다.
기념식은 개령초등 체육관인 청운관에서 서정희 시의회부의장, 김병조 개령면장을 비롯한 내빈과 동창회원, 지역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지난해 SBS TV가 개령초등 빗내풍물단 이모저모를 녹화, 방영한 ‘내 마음의 크레파스’ 상영을 시작으로 기념사와 축사가 이어졌다.
김상록 총동창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오랜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동문들이 사회에서 직장에서 역할을 다하는 명문교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고 안광태 교장은 “과거 100년을 거울삼아 미래 21세기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이어 진행된 제막식에서 빗내풍물단 어린이들의 풍물소리와 함께 ‘새 천년 교육의 산실 개교 100주년 기념’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기념비가 위용을 드러냈다.
1909년 4월 개령향교에서 문을 연 개령초등은 한때 개령면, 곡송면, 위량면과 아포읍과 남면의 일부를 학구로 6천3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나 지금은 6학급 52명의 재학생이 다니고 있다.
개령초등은 학생 수와 규모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교육력 만큼은 강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지난 10여 년간 지속적으로 실천한 결과 이제 서서히 그 성과를 드러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학교 체육관인 청운관, 생태학습 체험장인 청람정, 김천시 유일의 학교 내 마을도서관 마련 등으로 교육 환경적 토대를 마련했다. 더불어 모든 교실에 전기냉난방 시스템을 갖추었으며 보건실, 과학실, 정보교육실을 현대화해 학생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충실한 교육과정의 운영을 위한 노력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지역의 전통 문화유산을 전승하기 위한 빗내풍물단 활동은 이미 전국적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이다. 3학년 이상 전교생이 시청의 전승학교 지원을 통해 주2회 특기·적성을 신장하는 것은 물론 각종 대회와 방송 출연, 미국, 일본 등 해외 초청 공연으로 학교와 지역의 위상을 해외에까지 널리 알리고 있다.
교사들은 지금까지 교원능력개발평가 선도학교 운영을 통해 수업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부단히 노력해 올해는 전국과학전람회 특상, 경북도발명품경진대회 은상 2명, 경북도정보활용경진대회 동상 등의 입상 실적을 거뒀다.
미래사회의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이미 3년 전부터 원어민 활용 수업과 방과 후 학교 무상강좌를 실시해 영어교육에 전념하고 있으며 컴퓨터 교육도 전교생이 주당 3시간 무상으로 배우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것에는 2000년 9월부터 3년간 재임하고 2006년 3월 다시 이 학교를 찾아 이듬해 공모제 교장으로 현재까지 재임하고 있는 안광태 교장의 헌신적인 노력과 교직원의 열성, 지역사회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태근 학교운영위원장은 “개령초등이 한 세기를 굳건히 지켜온 전통에 대해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개교 100주년을 시작으로 앞으로 펼쳐갈 새 천년이 한층 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