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위기의 쌀 농업 이젠 슬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박국천 (객원기자협의 회장) 다사다난한 기축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IMF 때보다도 더 어려웠던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경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경제는 몇 번의 숨고르기를 한 후 아직도 어둠의 긴 터널은 벗어나지 못했지만 한가닥 가냘픈 빛을 볼 수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국가정책을 보고 묵묵히 자기자리에서 어려움을 참으며 인내하여준 국민들이 자랑스럽다.
더하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풍년을 기록했다. 풍년가가 흘러나오고 농업인의 웃음으로 가득차야 할 농촌현실은 기쁨보다는 한숨과 농민의 시름이 물안개처럼 자욱하다.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의 484만3천톤보다 7만3천톤이 늘어난 491만6천톤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월 작황조사 때의 예상량인 468만2천톤보다 23만4천톤이 많은 것이다.
이런 대풍작으로 그동안 생산비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쌀값이 떨어지는 현상이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수매 예고한 11만톤과 올해 예상생산량의 초과량인 23만톤을 추가로 매입하여 총34만톤을 매입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해 생산된 쌀이 농업창고마다 많은 량이 쌓여있고 국민 식생활 패턴의 변화로 쌀 1인당 소비량(2008년 75.8kg)도 해마다 줄고 있으며 매년 수입해야할 의무수입량도 30만톤을 초과하고 있으며 해마다 그 양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농민들이 지자체마다 벼를 쌓아두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되지 못하며 또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생산량이 늘어나 공급초과 시장을 해결하는데 이제는 근본적이며 적극적인 방법으로 문제해결에 접근해야한다.
해마다 늘어나는 밀가루수입을 줄이고 면류나 빵의 재료를 쌀로 일부대체하며 소비량이 많은 제과업체에도 일정량의 의무쌀 사용을 검토해야한다. 일부지역에서 인기리에 수출하는 쌀막걸리도 품질을 개선하여 소비량을 극대화하고 한계농지와 벼 작황에 적당치 않은 농지 등에는 옥수수 등 대체작물 재배도 이제는 심도 있게 생가해 볼 때다.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 김순권 박사는 위기에 처한 쌀 농업 현실을 해결하는데는 옥수수가 그 대안임을 강조했다. 김 박사는 벼논의 30% 식용 및 사료용 옥수수를 재배하는 것은 수입사료(옥수수, 마른풀)의 양을 줄이면서 유사시 우리의 농지를 그대로 보존하며 지력은 높이고 농약사용을 줄이며 일손부족은 물론 탄소배출양을 줄여 축산농가 경영에도 도움을 주는 국가적 해결책임을 강조했다. 위기에 처한 쌀 농업, 그러나 위기는 기회일 수도 있다.
하루 한 끼 정도의 식사로 연명해가는 어려운 국가가 아직도 많은데 우리는 우리의 주식인 귀중한 쌀을 더욱 사랑하며 귀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어려운 농업 현실속에서도 묵묵히 고향을 지키며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더해야 할 것이며 오늘날 수확량이 많고 병충해에 강한 좋은 품종개량을 이룩한 농어촌개발공사 연구원 및 농업직 공무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될것이다.
국가 또한 벼가마니를 쌓아두고 시위를 하면 임시방편으로 요구를 들어주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함은 이제 정말 구린내가 난다. 이제 21세기도 내년이면 10년을 맞이한다. 해년마다 연례행사가 된 잘못된 방법을 떨쳐버리는 해결의 비수를 뽑아야한다. 공직자는 물론 농업인을 비롯하여 국민모두가 심도있게 이문제 해결을 위한 역량을 모아야 한다.
단시일에 해결할수는 없지만 쉬운것부터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접근해가며 의견을 좁혀가는데 우리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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