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월에 읽는 시
산이 삼각형인 이유
전명하(시인·다움문학회)
산은 삼각형으로 솟아있다
삼각형 안에는
이등분으로 접은 무릎 위에 아기를 안고
꼭짓점을 물리고 있는 어미의 모습이 들어있다
물푸레나무처럼 자라던 아기의 높이가
어미의 꼭대기에 이르게 되면
아기는 각과 변을 무너뜨려
종마처럼 달려 나가고
꼭대기는 무너져서 밑면으로 남아
조용히 땅에 눕는다
여자의 꼭대기는 가슴이고
산은
수없이 무너져 차곡차곡 쌓인 어미들의 젖무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