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무 조각 작품전이 20일부터 30일까지 11일간 대구 중구 봉산동 소재 ‘갤러리 소헌’에서 열린다.
김천에서 출생해 김천중앙초등, 성의중, 성의고를 졸업하고 홍익대 미술대와 홍익대 대학원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현재 안동대 예술체육대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상무씨가 ‘인간시대’ 주제 작품전을 연 것. 이상무 교수의 작업은 움직이는 흙을 고스란히 구워내는 것이다. 첫 번째 개인전(1994년)에서는 일어서 있는 농민, 노동자, 도시빈민, 노점상, 어부, 해녀 등 삶의 고통이 진하게 드리워진 인물이었으며 두 번째 개인전(1996년) 역시 가난한 살림살이를 뒤져서 찾은 낡은 사진첩들을 들추다가 만날 수 있는 흑백사진 속의 사람들을 흙으로 세워놓은 것이었다. 가난하지만 따뜻한 삶의 숨결이 느껴지는 하나같이 흙의 냄새가 나는 인물들이었다. 이번 세 번째 개인전을 열기 위해 이상무 교수는 오래 밀쳐두었던 흙을 다시 불러내어 다지고 매만지며 2009년을 보냈다고 한다. 흙이 주는 즐거움을 새삼 느꼈다고 한다. 내재한 고통과 슬픔을 몸 밖으로 밀어내는 즐거움이었을 것이다. 작품에 사용된 흙은 전과 달리 붉다. 구체적인 인물의 배경이 추상적인 것도 새롭다. 그 배경은 물질적인 배경이기도 하지만 인물의 내력을 상징으로 표현하고 있다. 돌과 문자와 도표, 기호 등을 동원해 개인사의 씨줄과 날줄을 교직한다. 더 새롭기는 인물에 서사를 입힌 점이다. 이번 작품들은 이상무 교수의 곡진한 마음의 결이 고스란하다. 해결할 수 없는 인간사의 실타래를 풀려는 노력을 지닌 것 같다. 이 교수의 손에 이끌려 일어서는 흙들의 군상은 슬픔과 좌절을 딛고 스스로 일어선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시는 쓰러지지 않을 것 같은 일어서는 흙, 움직이는 흙, 노동하는 흙이다. 이와 같이 흙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품을 선보인 이상무 교수는 한국미술협회 안동지부장, 경북조각회 회장, 안동대 예체능대학장, 경상북도미술협회 조각분과위원장 겸 운영위원, 경상북도미술위원, 전국대학미전 추진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그동안 경북도미술대전 초대작가상, 문교부장관상, 경북도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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