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도 제도의 인구 9백만명의 아이티(haiti)라는 작은 나라에 지난 1월 12일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해 순식간에 상점, 병원, 학교, 관공서, 주요 정부기관 심지어 대통령궁까지 붕괴되고 20여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지진으로 피해 입은 사람이 약300만명에 이르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으로 변하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경제적 후원과 따뜻한 구호 손길로 아이티는 조금씩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국가 기능이 정상 회복 되고 평화로운 옛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십 수 년이라는 길고 긴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만 하게 되었다.
이에 앞서, 2008. 5. 12 이웃 중국 쓰촨성(사천성)은 규모 7.8의 강진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여진은 아직도 끊이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지진 발생이 적다고는 하지만 ‘안전지대’ 라고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번 아이티나 쓰촨성 강진은 절대로 남의 일이라고 방심해서는 안 될 일이다.
매스컴을 통해 아이티 지진 소식을 접하였을 때, 지난 쓰촨성 지진 발생 당시 건물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무너진 많은 건물들 속에 어느 시골 초등학교 건물은 일부만 부서지고 벽에 약간의 금이 갈 정도로 피해정도가 매우 적었다고 한다. 중국 정부 당국에서는 토목기술자, 건축공학박사, 지질학자, 과학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연구팀을 구성해 학교 건물을 정밀 분석하고 그 결과를 향후 지진 대비 정책수립 및 건축설계의 기본으로 삼았다고 하는 뒷이야기를 전해들은 것이 떠올랐다.
만약 우리나라가 지진으로 거대한 도시 전체가 무너진 잔해와 잿더미의 아수라장으로 변하였다면 과연 중국과 같은 시도를 하였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 보지만 ‘글쎄.....’ 라는 의구심이 생긴다.
대홍수, 황사, 산불, 지진, 쓰나미, 지구의 사막화, 온난화 등을 단순히 자연의 大災殃이라고 단정 짓지만 이는 무리한 난개발과 환경파괴 같은 인간의 무지와 욕심으로부터 비롯된 인재(人災)라고도 보여 진다.
現 정부에서는 자전거 출퇴근, 냉난방 적정온도 유지, 차량 요일제, 하이브리드카 상용화, 친환경 기술개발 등등 저탄소 녹색성장의 그린(Green)환경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이티와 쓰촨성 지진을 자연재해가 아닌 人災로 보는 관점에서라면 바람직한 정책 선정이라고 본다.
사막화, 온난화 등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환경오염을 줄이고 난개발을 막아 人災를 예방하는 유비무환의 정신과 쓰촨성 지진 때 보여준 중국의 사례 등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우리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