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선거 때만 되면 어디서 그렇게 많은 정치인들이 생겨나는지 신기할 정도이다. 그리고 그들은 생활습관도 이때는 잠시 바뀌어 진다고 한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고 늦게까지 생각하며(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고개를 숙이면서 평소에는 아는 척도 않던 사람들이 두 손을 마주잡고 생뚱맞게 집안 안부까지 묻는다고 한다.
어찌 보면 그럴듯하고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뻔하다. 만나는 사람 모두가 표인 것이다. 어떻게든 환심을 사서 제 이름 밑에 붓 뚜껑만 눌러 주면 한 자리 해 먹겠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참 만만해 보이는 모양이다. 국민이 선택해 주는 자리는 국민을 대신해 어려운 일을 해 내고 국민의 뜻을 받드는 어려운 자리이며 고도의 생산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이지 해먹을 자리는 아니지 않는가?
[밤샘 궁리 끝에...]
고난과 회한으로 가득 찬 역사적 체험과 곡절 많은 선거를 통해 볼만큼 보고 알만큼 알 터인데 어찌된 판인지 선거 때만 되면 밤잠 안자고 새 정당 만들기, 아니면 탈당 그리고 거짓말 장기 자랑으로 국민을 헷갈리게 하는 변괴가 끊이지 않는다.
정치의 궁극적 목표는 자신보다는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고 이를 위한 효율적 수단을 찾는 것은 정치인의 자유에 귀속된 그들의 소관 사항이다.
동기와 표방하는 명분도 없이 안 되겠다 싶으면 수단과 방법가리지 말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거나 찾아서 승리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짚어야 할 것은 어느 곳에서나 정치 행태는 몰도덕적 빈축의 사례가 될지언정 도덕적 모범의 사례가 되는 일은 드물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 내부의 정치윤리가 아니다. 표방 명분 속에 내재해 있는 냉소적 함의가 문제이다.
이제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지지율의 높고 낮음에 문제가 아니다. 이럴 경우 국민의 신뢰회복이 문제이다. 그런데 어떻게든 이기고 봐야겠다는 것이다.
비장의 한탕주의로 깜짝쇼를 연출해서 국민의 넋을 빼놓고 가차 없는 음해성 전략으로 국민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해놓고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철학도 비전도 없이 무조건 되고 보자는 것이 그들의 속셈이요 유일한 전략이며 표방한 명분 속에 내재한 구체적 함의 일 것이다. 국민을 대중조작의 만만한 대상으로 얕잡아 보는 국민관이다. 예의를 모르는 냉소적이고 불손하고 턱없이 모욕적인 국민관이다.
[못난이 되지 않게]
문제는 국민의 선택에 달려있다. 인간 수명이 햇수가 아니라 호흡수로 정해져 있다면서 냉정을 권장하는 어느 문화권의 속담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첫 번째 속았을 때는 속인 자가 나쁘고 두 번째 속았을 때는 피장파장이다. 세 번째 속았을 때는 속은 자가 더 나쁘다는 것이다. 착한 것과 못난 것은 생판 다르며 세상에 악덕이 번창하는 이유는 바로 못난이 때문이라고 그 지혜는 가르친다. 후회는 아무리 빨리해도 이미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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