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월에 읽는 시-꽃 보러 가자
윤애라 (시인·부곡동)
봄이 이제 말을 한다물오른 가지마다 입술이 부풀어은밀한 소문을 나누듯 들썩거린다남쪽에 동백이 한창이라고
붉은 꽃잎 같은 문자를 보낸 선배가며칠 뒤남편의 부음을 전하고 담담하다이 나이가 되면빼앗기는 게 많다는 말이
떨어지는 동백처럼 처연해서흔들리는 천정만 오래 쳐다보았다꽃 보러 가자고 늦게 보낸 답장을확인이나 했을까
얼굴이 홧홧하다잊었던 사람도 기어이 그리워지는 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