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 칼럼-포퓰리즘은 국가를 망친다
권우상
(명리학자·역사소설가)
‘포퓰리즘’은 일명 ‘페로니즘’이라고 불린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대중영합주의’이다. ‘페로니즘’의 페로는 아르헨티나의 대통령인 ‘페론’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1941년 아르헨티나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거대한 경제대국이었다. 그런 경제대국이 ‘페론’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자 아르헨티나의 경제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고 급기야 아르헨티나를 빈민국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당시 아르헨티나 대통령 ‘페론’은 노동자 출신으로 노동자들을 배경으로 하여 대통령이 되었고 노동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마구 실천에 옮겼다. 임금도 올리고, 권익도 보장해 주고, 소득 분배도 과감히 실행했다. 이런 정책으로 기업가들에게는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페론’은 오직 노동자를 위한 정책에만 매달렸다. 이렇게 하다보니 경제가 바닥을 드러내고 결국 ‘페론’은 구테타로 축출되는 비운을 겪었다.
‘페론’이 노동자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마구 쏟아낸 대중영합적 정책들을 가리켜 ‘페로니즘’ 또는 ‘포퓰리즘’이라 부른다. 말하자면 ‘포퓰리즘’은 이때부터 생겨난 것이다. 오르지 자신이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 국가의 장래는 생각하지 않고 달콤한 설탕 발림의 정책들을 쏟아 낸다면 세계 제일의 경제 강국이라도 꼴찌 빈국으로 추락한다는 것을 ‘페론’이 가르쳐 준 것이다.
국가경영은 전문가들이 연구하고 개발한 정책과 시스템으로 해야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포퓰리즘’은 전문가의 연구나 분석을 배재하고 오르지 대중적인 인기에만 영합한다. 물론 이러한 대중적인 인기영합이 일부 빈민층 주민들에게는 환영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국가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을 ‘폐론’을 통해 입증되었다.
노무현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서 포퓰리즘 정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는 것은 이미 누구나 다 하는 일이다. 부동산 등 재산을 많이 가진 사람에게 부유세를 부과하겠다고 하거나, 강남을 없애겠다고 하거나, 서울대학을 파괴하겠다고 하거나, 수도를 충청도로 옮기겠다고 하는 등 노무현이 실천한 정책들이 바로 ‘페론’이 실천한 정책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노무현의 선동이 바로 포퓰리즘인 것이다.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민주당 등 각 정당들이 ‘학교무상급식’을 최대 공약으로 내걸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공짜로 밥 먹기를 좋아하는 일부 지각없는 학부모들은 반가워 할 것이고, 급식비를 지원 받는 가난한 학생들이 상처받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려면 3조원의 추가 비용이 있어야 하고 이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당들은 추가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고 배고픈 아이들에게 밥 먹이는 돈이 아까울 수 없다면서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표를 얻어야 당선될 수 있는 후보라면 여당 후보나 야당 후보나 ‘무상급식’에 반대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결식아동이 13%, 급식비를 부담하는 아이들이 87%다. 실제로 결식아동은 13%보다 많지만 예산 때문에 13%로 못을 막은 것이라고 한다. 87%의 있는 집 아이들에게 돌아갈 돈의 극히 일부만 떼어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베푼다면 급식의 질도 좋아지고 방학기간의 결식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연간 3조원의 예산을 추가로 마련하려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하거나 아니면 다른 복지예산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3조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것은 그 만큼 국민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하며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으니 아마 대책이 없는 듯하다. 결국 야당은 ‘전교무상급식‘이라는 달콤한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세금은 부자만이 내는 것이 아니다. 2009년 국세수입 164조원 중에서 부자들이 낸 세금은 20% 정도라고 하니 80%는 중산층이나 서민이 낸다. 결국 야당의 ‘전원무상급식’은 서민들을 위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서민의 주머니를 털겠다는 발상인 것이다. 좌익 정권 때 아파트 경비원들의 급료를 2배로 올린다는 법을 만들었다. 그러나 아파트 주민들은 급료를 2배로 올리기 위해 경비원 수를 반으로 줄였다. 일자리가 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좌파들의 정책이다. 이번에도 국민들은 야당의 공약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를 잘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