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 J면 마을 어른들이 어린 시절 뛰어놀던 동산에 큰 아름드리 소나무 세 그루가 하루아침에 팔려가는 신세가 돼 버렸다. 나무의 주인인 K(성주군)씨가 산소축대에 쓸 재원마련을 위해 K농원(의성군) 대표에게 팔아 버린 것. 마을주민들은 당일 날 아침에 이르러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됐고 그때는 이미 면과 시의 허가를 다 받아놓은 상태라 어떻게 손도 써 볼 수가 없었다고. 마을 주민인 모씨는 “내 나이가 60이 넘었는데 국민학교 다닐 때부터 학교 가는 길에 늘 보던 나무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어릴 적 동무를 잃은 것처럼 허전하다”고 아쉬워했다. 모진풍파를 겪고 살아남아 백년이 넘도록 위용을 떨치던 모습에서 이제는 뿌리 채 뽑혀 벌러덩 드러누워 타향으로 팔려가게 된 소나무……. 이런 경우 관의 융통성을 바라는 건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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