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월에 읽는 시 봄, 나무 입 문정 (시인·부곡동)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향기롭다 일 년을 참다가 불과 며칠 만에 다 하고 마는 말이지만 쓴 말은 하지 않는다 그가 입을 열면 우리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앞 다투어 달려가 좋다는 고백을 한다 낯도 붉히지 않고 한다 그의 입속에 갇히고 싶다 그의 입이 셀 수 없이 많은 것은 할 말이 그만큼 많다는 뜻 우리가 잘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뜻이다 해가 바뀌어도 입 모양이 바뀌지 않는 것은 한 입으로 두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그의 말을 누가 자꾸 퍼 가는 모양이다 입술이 내려앉도록 한 말이 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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