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론 해군초계함 침몰사건을 지켜보며 박국천 (객원기자 협의회장) 지난 3월26일 밤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발생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은 온 국민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주었다.
사고당시 104명의 승조원 중 긴급 구출된 58명을 제외한 46명의 장병을 구출하기 위해 해군은 해군수중잠수부(SSU)와 해병수색대를 사고현장에 급파해 폭음을 내며 두 동강이 난 선미 쪽 실종자 수색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사고해역의 해류의 흐름이 빠르고 낮은 수온과 흐린 물로 시야가 불량하며 높은 파도 등 기상 또한 좋지 않아 애타는 유족들을 생각하며 사활을 건 구조노력에도 불구하고 선체 안에 산소를 주입하고 구조줄을 설치했으나 아직까지 한 생명도 구하지 못했다.
그러한 가운데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고현장에서 우리 해군구조대와 해병수색대는 임무수행에 최선을 다해 왔다. 그 과정에서 후배들의 간절한 구출을 염원하던 전역해군 UDT대원과 백령도 주민들의 어선을 동원한 탐색협조는 어려울 때 하나가 되는 그 모습들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구조작업 5일째인 3월30일 함미진입로 확보를 위해 잠수 중 저체온으로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용기 있는 헌신 앞에 유족들은 물론 온 국민의 가슴을 또 한 번 아프게 했다.
그런 가운데 언론의 추측성 보도는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국민의 마음을 더욱 혼란케 했으며 마치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했다.
또한 국회 국방위 등 국방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의원들의 많은 질의가 있었다. 그러나 장관에게서도 아직 처리 중인 사건에서 명쾌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특히 군사기밀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돼 있는 과정에서 그 답변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장관을 마치 죄인 다루듯 하는 언행과 정치인들의 품위를 의심케 하는 모습이 비쳐짐으로써 유가족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염려와 빈축을 받았다.
집에 불이나면 불부터 꺼야한다. 울음꾼보다는 상주가 더 슬프다. 이번 초계함 침몰로 유가족은 물론 온 국민과 국제사회는 우리의 위기관리 능력을 지켜보고 있다.
국회를 비롯한 정치인들이 약간 다른 의견을 서로 조율하며 당파를 초월해 국가위기 극복에 힘을 실어주기를 국민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비통함에 눈앞이 캄캄한 유족들까지도 구조작업을 중단하고 선체를 인양해줄 것을 주문했다. 또 사건을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밝혀줄 민간전문가를 포함한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임무를 시작했다.
이러한 급박한 상황에서 국방부장관 해임, 해군참모총장 해임 등의 발언은 적절치 않다. 앞으로는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추측성보도는 물론 군의 사기를 위축시킬 수 있는 모든 말을 삼가며 어려운 인양작업이 잘 될 수 있도록 국민의 지혜를 모을 때다.
그리고 사고당시 침몰함정에 도착한 해군함이 바로 구출작전을 하지 못하고 해경이 구조한 점, 침몰 탐색 시 소형어선 어군탐지기가 먼저 목표물을 발견한 점 등은 앞으로 철저히 가려져야 한다.
이 시간도 해상방어에 최선을 다하는 장병들의 건투를 빌며 고 한주호 준위의 명복을 빈다. 14만 김천시민은 당신의 용기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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